[사설] 학교교육의 최대 가치는 인성교육이다
입력 2012-06-10 18:24
최근 발생한 대구 고교생 자살사건의 배후 역시 학교폭력이었다. 목숨을 끊은 학생은 동료로부터 2∼3년간 육체적 정신적 괴롭힘을 당했음에도 학교나 가정의 관심밖에 놓여 있었다. 이러한 폭력의 배경을 파고 들어가면 부실한 인성교육에 직면한다. 마음의 바탕이나 사람의 됨됨이를 가르치는 인성교육은 모든 교육의 바탕이자 중심이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인성교육을 강화하는 내용의 초·중·고 교육과정 개편안을 내놓고 2학기에 시행한다는 일정 아래 여론수렴에 들어갔다. 핵심은 각급학교의 교육목표에 ‘바른 인성의 함양’과 ‘배려하는 마음’을 보강한 것이다. 학교폭력이 가장 심각한 중학교는 언어폭력 문제에 대한 직접적인 교육내용을 통째로 넣은 것이 대표적이다.
예체능과목을 집중이수제에서 제외시킨 것도 기대를 갖게 한다. 학기당 이수교과목을 8개 이내로 편성하되 체육과 음악·미술 등 예술 과목은 여기에서 제외될 수 있도록 예외를 허용한 것이다. 예체능활동이 청소년기의 왕성한 신체활동 욕구를 해소하고 건전한 또래문화를 형성해 폭력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결과다.
중요한 것은 교육현장에서의 실천이다. 그동안 각급학교에서 ‘창의적 인간 양성’이니 ‘지·덕·체의 조화’를 강조했으나 입시 위주의 성과지상주의에 묻히고 말았다. 따라서 이번 개편안을 계기로 학교가 인성교육의 마지막 보루라는 인식 아래 획기적 대책을 마련하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미디어 등 달라진 사회 환경을 반영하고 피부에 와 닿는 내용을 담아 실행력을 높여야 할 것이다.
인성교육에 대한 사회적인 뒷받침도 필요하다. 마침 한국교총이 한국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해 가정, 사회, 교육과정 등 9개 분야에서 인성교육의 비전을 제시한 것은 큰 의미를 갖는다. 인성교육은 긴 시간의 투자와 노력, 그리고 사회적 가치의 전환이 전제돼야 한다. 따라서 일류대에 보낸 숫자로 학교를 평가하는 식의 접근은 금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