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위기 스페인 EU에 구제금융 신청설… 스페인 부총리 “결정된 것 없다”
입력 2012-06-09 00:32
스페인이 9일 자국의 부실은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럽연합(EU)에 구제금융을 신청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로이터 통신과 DPA 등 외신들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익명을 요구한 EU 및 독일 정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회원국 재무장관들이 9일 오전 이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콘퍼런스 콜을 가질 예정이라면서 이같이 전했다. 스페인이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에 구제금융을 신청할 경우 유로존 위기가 시작된 이래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4번째 국가가 된다.
통신에 따르면 한 EU의 관리는 “발표는 내일 오후에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고, 한 독일 정부 관리는 “스페인 정부가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DPA도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스페인이 9일 구제금융을 신청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EU 집행위 경제·통화 담당 대변인인 아마데우 알타파지는 “스페인에서 구제기금 요청이 없었다. 따라서 추측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수석 대변인인 슈테판 자이베르트는 이와 관련, “그런 보도에 대한 내 대답은 ‘노 코멘트’”라며 “우리가 할 수 있는 말은 그런 결정은 스페인 정부에 달려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소식은 전날 피치가 스페인의 장기국가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3단계 전격 강등한 뒤 나왔다. 이후 그리스 부채 위기에서 전염된 스페인의 은행 위기의 심각성이 생각보다 깊다는 인식이 유로존 내에 급속히 퍼졌다.
이에대해 소라야 사엔스 데 산타마리아 스페인 부총리는 이날 주례 각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스페인은 (오는 11일 발표될) 국제통화기금(IMF)의 은행 시스템 관련 보고서를 기다리고 있다”며 “은행 부문 구제금융 신청과 관련해 아무런 결정도 내려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고 뉴스통신 유로파 프레스 등 현지 언론이 전했다. 산타마리아 부총리는 “일단 은행 구조조정에 필요한 자금의 윤곽을 확인한 다음에 입장을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