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위기] ‘경기 부진’ 두려움도 함께 커져… 각국 증시↓
입력 2012-06-08 19:03
중국의 기준금리 인하 발표에 전날 환호했던 글로벌 증시가 8일엔 기가 죽었다. 도쿄(-2.09%) 서울(-0.67%) 등 아시아 지역 주가지수가 하락세로 마감한 것은 물론 스페인 마드리드(-1.42%) 영국 런던(-0.54%) 독일 프랑크푸르트(-1.0%) 등 유럽의 주가지수도 개장 초 많이 떨어졌다.
이날 주가 하락은 스페인의 신용등급 강등 여파도 있지만 중국의 기준금리 인하 배경, 즉 그 뒤에 숨어 있는 의미 때문이란 게 8일 로이터통신의 분석이다.
중국의 금리 인하가 꺼져가는 경제를 부축하고 금융시장 자금 조달에 숨통을 틔워주는 효과가 있음은 물론이다. 여기에다 다른 국가들의 경기부양 도미노 효과도 기대된다.
그러나 시장 참가자들은 중국 경제가 오죽 죽을 쑤고 있으면 금리를 내렸을까 하는 두려움이 더 크다는 것. 따라서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주말 발표될 중국의 5월 각종 경기지표에 긴장하고 있다.
로이터는 “이번 주 초 진행한 예측조사에 따르면 5월 경기실적은 4월보다는 안정될 것으로 보였으나 지금은 그런 기대가 의심스런 상황”이라고 밝혔다. 미쓰비시·모건스탠리의 후지토 노리히로 수석 투자전략가는 “금리 인하 조치는 긍정적이기는 하지만 의심스런 시기에 나왔다”면서 “이는 사람들로 하여금 정말 나쁜 뉴스가 이번 주말에 나올 것이라고 걱정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금리 인하 조치로 경기 둔화 속에서 최근 대출 수요가 급감했던 은행 부문은 호전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공상, 농업, 중국, 건설은행 등 4대 은행의 5월 1∼20일 신규 신용대출 규모는 240억 위안으로 극히 부진한 반면 예금의 유출은 심해졌다. 같은 기간 예금 잔고는 2700억 위안이나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의 비용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대출금리 인하가 새로운 대출 수요를 상당 부분 창출할 수 있다는 것.다만, 예금금리 적용 상한을 1.1배로 올리고 대출금리 적용 하한을 0.8배로 제한했기 때문에 은행들이 대출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예대금리 마진이 줄어드는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이번 기준금리 인하는 부동산시장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지만 부동산 거품을 다시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