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위기] 스페인 신용등급 A→ BBB… 피치, 한꺼번에 3단계 강등
입력 2012-06-08 19:03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7일 스페인의 장기 국가신용등급을 한꺼번에 3단계 강등했다.
피치는 이날 성명을 통해 스페인의 금융위기와 늘어나는 부채, 경기후퇴를 이유로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3단계 낮춘다고 발표했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피치는 스페인의 부실은행에 대한 유럽연합(EU)의 자금 지원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짐에 따라 스페인의 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표시했다.
피치는 “스페인 은행 부문의 구조조정과 자본 확충에 드는 비용이 현시점에서 600억 유로(88조원)로 추산되며 최악의 경우 1000억 유로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이 회사가 이전에 추정했던 300억 유로의 2배 이상이 늘어난 금액이다. 그 사이 상황이 더 악화됐다는 얘기다. 스페인 재무부는 이날 앞서 시장의 우려를 깨고 21억 유로의 국채를 국제금융시장에서 팔아 자금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10년 만기 국채 평균 발행금리는 6.04%로 비교적 높았다. 이는 지난 4월의 5.7%보다 올라간 것으로 1998년 이래 최고 수준이다.
BBC 방송은 스페인의 국채 발행 성공에도 불구하고, 피치가 신용등급을 강등한 것은 스페인의 부채 문제 해결 능력이 약화되는 것으로 평가한 때문으로 분석했다.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피치의 신용등급 강등 발표 직후 “독일은 다른 유로존 16개국과 함께 유로존 안정을 위해 행동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그는 베를린에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회담을 가진 후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등을 언급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유로존을 지지하기 위해 시스템을 만든 사실을 다시 강조하고 싶다”고 했다. 이는 스페인이 유로존에 구제금융을 요청하면 지원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의미다. 스페인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는 “유럽과 이 문제를 논의하기 전에 독립된 기관의 실사 결과를 기다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 첫 번째인 국제통화기금(IMF)의 스페인 은행 부실 실사 보고서는 10일 나온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