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위기] 中 기준금리 인하 ‘각국 경기부양 공조’ 끌어낼까

입력 2012-06-08 19:01

중국이 7일 꺼내든 기준금리 인하 조치는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때를 떠올리게 한다. 당시 주요국들이 경기부양책을 일제히 꺼내들면서 ‘글로벌 공조 체제’가 형성됐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의 풍파가 휘몰아치는 이번에도 비록 중국이 브라질 호주 인도에 이어 금리를 인하했지만 ‘G2의 지위’에 있는 중국의 행동은 ‘글로벌 공조’를 압박하는 무게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중국의 금리인하 조치는 오는 18∼19일 멕시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를 열흘가량 앞두고 취해졌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정상회의 하루 전인 17일 디폴트 위기에 처한 그리스의 2차 총선 결과가 G20 회의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이 확실하다.

에스워 프라사드 브루킹스 연구소 연구원은 월스트리트저널에 “G20을 앞두고 나온 중국의 조치는 유럽 지도자들에게 성장 촉진책을 강조하되 단기간 동안의 재정 긴축은 완화하도록 압박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G20 정상들도 긴축보다는 성장정책을 주문하고 정상회의를 통해 합의안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다 19∼20일에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린다. 물론 벤 버냉키 연준의장이 7일 의회 합동경제위원회 청문회에서 향후 경기상황을 봐야 한다며 확실한 입장을 유보하기는 했지만 모종의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관측이 중론이다.

이는 재닛 엘런 연준 부의장의 최근 발언에서 읽힌다. 그는 하루 전인 지난 6일 보스턴에서 행한 한 연설에서 “FOMC가 좀 더 정책을 조절할 범위가 남아 있다”고 말한 데서 읽힌다. 미국으로서는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실업률이 악화될 경우 확실한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크다.

JP모건의 글로벌 경제담당 이사인 데이비드 헨슬리는 블룸버그 통신에 “연준이 제로금리 상태를 기존 2014년에서 1년 더 연장하고 이달로 끝나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T·장기 국채를 사들여 단기 국채를 팔아 실질적인 금리 인하효과를 취하는 조치)를 연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OT 지속을 가능한 방안이라고 말했다.

미국, 중국과 더불어 세계3대 경제권의 한축인 유럽도 “행동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자세가 분명하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지난 6일 정례 금융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로 동결했지만 조만간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과 위기 해결 방안을 내놓겠다는 뜻을 보였다. 몇몇 금통위원들도 금리인하를 압박하기도 했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