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자살 고교생’ 가해자 입건… 경찰, 피의자 신분 소환조사

입력 2012-06-08 19:01

대구 고교생 자살사건을 수사 중인 대구 수성경찰서는 가해자로 지목된 A군(15)을 형사입건하고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고 8일 밝혔다. A군은 6시간 조사에서 숨진 김모(15)군을 2년간 5차례에 걸쳐 주먹으로 10대 이상 때렸다고 진술했다.

경찰에 따르면 A군은 2010년 중학교 2학년 겨울방학 때 온라인 게임을 하다 주먹으로 김군을 4∼5번 폭행했다. 2011년에도 축구하러 늦게 왔다며 운동장에서 2차례 3∼4번 김군을 때렸다고 진술했다. 또 지난 5월 초에도 2차례 김군의 얼굴 등을 1∼4번 때렸다고 시인했다. 하지만 폭행 날짜·장소 등에 대해서는 “모르겠다”,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A군은 김군의 하의 트레이닝복을 빌려서 돌려주지 않은 사실과 지난 3월까지 수차례 김군에게 자신의 가방을 들고 집까지 따라오도록 시킨 것도 시인했다. 하지만 A군은 “트레이닝복을 빨아서 돌려주려 했고 무릎을 다쳐 가방을 들어달라고 했다”고 해명했다.

A군은 김군이 자살하기 전 남긴 ‘밤에 학교로 나오라고 했다’는 카카오톡 메시지에 대해 “만나기로 약속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A군은 사건 당일 김군 등 회원들과 축구를 하고 오전 9시40분쯤 PC방에서 게임을 하며 김군과 축구 이야기를 한 뒤 오전 11시20분쯤 자신의 집 앞에서 헤어졌다고 주장했다. A군은 자신이 2009년 4월부터 김군의 폭행을 목격했다는 동아리 회원들의 진술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A군은 언론보도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조리 있게 막힘없이 대답한 것으로 볼 때 진술을 준비한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