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6월 25∼29일 새 대표 선출… 도로 경기동부연합黨?
입력 2012-06-08 18:56
통합진보당은 오는 25∼29일 새 당대표를 뽑는 투표를 한다. 새 지도부 구성은 통합진보당의 정체성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비례대표 경선 부정으로 불거진 종북주의와 주사파 논란으로 당은 사실상 양분된 상황이다. 신·구당파는 물밑에서 당권 장악을 위해 활발히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합진보당은 8일 지도부 선출대회 경선 룰을 논의하기 위한 전국운영위회의를 가졌다. 인터넷 투표 시스템을 통해 전자투표 방식으로 진행된 회의에서 신·구당파는 상당히 대립했다. 조금이라도 자신들에게 유리한 상황을 조성하기 위해서다.
양측은 이번 경선에 한대 전체 투표율이 유권자의 과반이 되지 않아도 투표 결과를 인정키로 합의했다. 과반을 넘기기 위해 무리하게 당원들을 동원했던 게 지난 경선 부정의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터넷 투표의 ‘중복IP 4회 제한안’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당권파는 정보화 시대에 중복IP 투표의 범위를 제한하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지는 것이고, 당원들의 참정권을 제한한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
당내에서는 구당권파가 당권을 재탈환하기 위해 대대적인 반격을 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 대표 후보로 내세울 오병윤 의원은 광주전남연합 소속이다. 구당권파를 주도했던 이석기, 김재연 의원의 경기동부연합이 광주전남연합과 함께 당권을 확보하겠다는 뜻이다.
당내 세력 판도에서 결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세력이 울산연합이다. 울산연합은 민주노동당 시절 구당권파와 함께했었으나 이번 통합진보당 사태를 겪으면서 중립적 태도를 보여 왔다. 구당권파는 울산연합을 다시 붙잡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정희 전 공동대표도 최근 울산연합 측과 접촉해 세를 모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울산연합이 구당권파와 다시 손을 잡게 되면 당내 중심추는 다시 경기동부연합 중심의 구당권파로 쏠리게 된다. 이 상태에서 표대결을 하면 ‘도로 경기동부연합당’이 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 구당권파 관계자는 “경기동부·광주전남 소속 당원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고, 전국에서 구당권파를 지지하는 당원들을 규합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명호 기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