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 ‘연안 연설’ 필사한 中 작가들 도마에… “어용 작가” 비판 쏟아져

입력 2012-06-08 18:50

작가 탄압의 계기가 됐던 마오쩌둥(毛澤東)의 ‘연안(延安) 문예 좌담회 연설’ 기념 출판에 중국 내 저명 작가와 지식인 100여명이 대거 참여해 ‘어용 작가’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광둥성 광저우에서 발행되는 신쾌보(新快報)에 따르면 올해 마오쩌둥의 연안 연설 70주년을 맞아 중국의 작가출판사는 지난 달 ‘작가 100명이 손으로 쓴 연안 연설 기념집’을 출판했다.

이 연설은 중국 건국 7년 전인 1942년 5월 마오가 연안에서 행했던 연설로 작가와 지식인들에게 혁명에 기여하는 글과 작품을 쓸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응하지 않는 작가는 ‘개조 운동’의 대상이 될 것이라는 내용도 담겨 있다.

저명 작가들은 작가출판사가 연안 연설 중 일부를 손으로 직접 쓰도록 제안하자 대부분 이에 응했다. 이들 중에는 천중스(陳忠實), 저우궈핑(周國平), 모옌(莫言), 한샤오궁(韓少功) 쑤퉁(蘇童) 등 저명 작가도 포함돼 있다. 이들은 그 대가로 1000위안(약 18만원)을 받았다.

그러나 상하이작가협회 주석인 왕안이(王安憶·여) 등 일부 작가들은 이에 반대해 네티즌들의 칭송을 받았다. 왕안이는 “나는 여태 어떤 것도 베껴본 적이 없다. 그러니 이 연설도 베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책이 출판되자 문단에서는 “작가들이 영혼을 팔았다”는 비판이 일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