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 간 잠들어있던 그가 깨어났다… 일요시네마 ‘사랑의 기적’

입력 2012-06-08 18:39


일요시네마 ‘사랑의 기적’(EBS·10일 오후 2시30분)

의학 연구만 하던 닥터 세이어가 배인브리지 병원에 부임한다. 만성질환자를 위한 병원이다. 세이어는 식물인간처럼 거동조차 불가능한 기면증 환자들의 맥박과 체온을 재고 진단만 내리는 단순한 일을 맡는다. 환자가 아닌 지렁이만 연구했던 세이어에겐 다행스런 일이었다.

어느 날 세이어는 기면증 환자들에게 반사신경이 남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동료 의사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세이어는 환자들을 깨우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한다. 그리고 새로 개발된 ‘엘도파’라는 파킨슨병 치료제를 환자 레너드에게 투여한다. 11세 무렵 손이 떨리는 증상으로 시작돼 점차 육신만 살아 있는 기면증 환자가 돼 병원에서 중년의 나이를 맞은 레너드. 처음엔 아무런 반응이 없었지만 점차 투여량을 늘려가던 중 레너드는 기적적으로 자리에서 일어나게 되는데….

인간관계는 서툴지만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으로 환자들을 바라보는 의사와 30여년간 잠들어 있다 깨어난 환자의 가슴 뭉클한 우정과 인간애를 그린 작품이다. 1990년 미국 여류 감독인 페니 마셜이 올리버 삭스라는 의사의 논픽션을 영화로 옮겼다.

로빈 윌리엄스가 닥터 세이어 역을 맡아 환자들의 작은 변화를 주의 깊게 살피는 섬세한 연기력을 보여준다. 환자 레너드 역의 로버트 드니로는 실제 기면증 환자를 방불케 하는 열연을 선보인다. 배우들은 실제 환자들의 모습을 담은 의사 삭스의 기록필름을 보고 연기를 연습했다. 아카데미 작품상과 남우주연상(로버트 드니로) 등 5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박정태 기자 jt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