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故 강호빈 선교사님께

입력 2012-06-08 14:15


고 강호빈 선교사님께

‘최우선 순위를 하나님께’

우리 교회의 표어이고 바로 강 선교사님께서 실천하신 삶의 지표이셨지요.

지난 5월 초 사모님이 담낭암 치료로 인천에서 부산 세계로 병원까지 혼자 가셔서 외롭게 수술 받은 날도 선교사님은 선교 현장에 계셨었지요. 지난 해 맞은 독침으로 후유증이 걱정되신 박대훈 목사님께서 좀 쉬고하라 하셨지만 뜨겁게 타오른 중국사랑, 북한사랑, 주님사랑 때문에 독침이나 어떤 테러에도 두려움 없이 달려가신 그 길이 바로 마지막 순교의 길이셨습니다.

당신의 순수하고 정성을 다한 뜨거운 열정 선교사로서의 모든 삶은 우리 모두의 가슴 속에 주님 모습처럼 남았습니다. 초대 교회 순교자들처럼 바울처럼 능력있게 전하신 복음 중국과 북한의 제단에 바쳐진 순교의 피 우리의 나태함을 대신하여 통일 제단에 드려진 고귀한 당신의 생명 이제 60배, 100배의 결실로 나타나리라 믿습니다.

존경하는 강 선교사님.

말보다 실천으로 보여주신 당신의 교훈 당신과 함께 했던 시간들 우리 서문 교회가 보내는 선교사로서 당신의 노고와 눈물 속에 만분지 일 이라도 동참 했던 사실이 너무도 감사하고 영광스럽습니다. 그렇지만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귀한 당신의 사역이 쌓아 놓으신 중국의 수많은 교회 성도들이 지도자를 잃고 상실감에 방황하며 울고 있을 것 같아서요.

각 교회마다 지도자를 세워 능히 이끌도록, 자립심을 기르시고자 동분서주 하셨던 지난 17여년의 긴 세월, 밤 잠 못자며 걷고 걸어 도와 준 당신의 행적들이, 그 곳에 뿌려진 주님 사랑이, 그 들 가슴 속에서 찬란하게 꽃 필 것입니다.

당신을 보며 배운 주님 사랑이 얼마나 큰 결실로 중국을, 북한을 변화 시킬지 참으로 기대 하게 됩니다.

당신은 멋진 삶을 후회없이 사신 주님의 참 제자 이셨습니다. 당신으로 인해 행복 했던 수많은 사람들, 특히 죽음의 수없는 고비를 넘겨주셨던 절박 했던 사람들, 당신의 헌신에서 주님의 모습을 만났던 사람들, 또 그 후손들, 모두에게 당신은 어떤 존재이겠습니까? 얼마나 당신께 큰 고마움을 느끼며 살겠습니까? 아무도 모르는 당신과 주님만이 아시는 당신의 수고, 외롭고 힘들어 흘렸을 눈물, 주님이 닦아 주시며 안아 주셨죠?

이제 주님 품에서 안식 하셔도 될 만큼 사명을 다 감당 하신 거라 느껴집니다. 가족도, 생명도, 주님께 드릴 사랑 앞에서는 배설물처럼 여기시더니 그런 경지에 이른 헌신을 보신 주님이 너무도 사랑스러워 데려 가신거라 생각해 보았습니다. 남편의 충성을 늘 자랑스러워하시며 이제껏 묵묵히 순종하신 이 선교사님의 내조도 심금을 울립니다.

어서 퇴원하여 곁에서 도와드려야 할 터인데 일심으로 남편 사역에 동참자로의 사명감만 생각하며 혼자 수술대에 오르시는 것 쯤 당연하다 여기시는 사모님이셨습니다. 진심으로 사랑할 수 밖에 없는 남편에게 가득한 존경심을 가지고 위험한 순간마다 기도로 인내하신 사모님은 긴 시간 힘 있게 담당하신 사역의 원동력이 되어 주셨다고 생각합니다. 수술 하신 후 아파하시던 힘없던 음성이 남편이 하시던 사역 이어 받아 더 열심히 하겠다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변하신 것을 보며 살아계신 하나님의 치료하심을 보았습니다.

강 선교사님 우리 교회 부활의 동산에 오신 것 박대훈 목사님께서 묘비명에 ‘중국의 영혼을 사랑한 순교자 강호빈 선교사’라고 써 주신 것 보며 우리 모두는 많은 위로를 받았습니다. 맑고 깨끗한 한 줄기 산바람 빛나던 태양 아래서 당신의 푸근한 미소와 겸손하고 듬직한 음성이 들리는 듯하여 내려오는 산길이 뿌옇게 흐려졌습니다. 참으로 수고 많으셨습니다. 안식하소서

2012. 6. 6 청주 서문교회 안경희 권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