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현대미술제 獨 ‘카셀도큐멘타’에 한국작가 20년 만에 초청 받았다… ‘문경원·전준호·양혜규씨’
입력 2012-06-07 20:06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국제현대미술제인 제13회 카셀도큐멘타가 9일부터 9월 16일까지 독일 카셀에서 열린다. 1955년 개설된 후 5년마다 100일 동안 열리는 행사로, 올해는 55개국 150여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한국은 문경원(43) 전준호(43) 양혜규(41) 작가가 초청됐다. 한국작가가 이 행사에 참가한 것은 92년 육근병 작가에 이어 20년 만이다. 77년 백남준이 미국작가로 참여한 적이 있다.
6일(현지시간) 프레스오픈을 통해 공동 작업 ‘뉴스 프롬 노웨어(News From Nowhere)’를 공개한 문경원 전준호 작가는 “20년 만에 이뤄진 한국작가의 카셀 참여가 상당히 의미 있는 일”이라며 이메일로 소식을 전해왔다. 두 사람은 “예술의 지향점을 제시하는 이 프로젝트는 카셀 참여 결정 이전에 이미 준비한 작업”이라며 “유럽 미술무대에서 작품이 많이 알려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들은 올해 카셀도큐멘타의 예술감독인 캐롤린 크리스토프 바카르기예프(52)로부터 직접 제안을 받았다. 캐롤린이 2010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부지인 옛 기무사에서 열린 전시 때 방한해 이번 행사에 초청한 것. 영상, 설치, 웹사이트 등 다매체로 구성된 이들의 공동 작업은 개념미술을 지향하는 카셀도큐멘타와 잘 어울린다는 평이다.
두 개의 화면으로 이뤄진 영상 작업 ‘세상의 저 편(EL FIN DEL MUNDO)’은 지구의 환경변화로 인류의 생존이 위협받는 미래를 배경으로 예술의 마지막 모습과 새로운 탄생을 보여준다. 특히 배우 이정재와 임수정이 이 작품의 주인공을 맡아 9일 카셀 개막식에 함께 참여할 예정이다. 두 배우는 이 작품에 무상으로 출연했다.
양혜규 작가는 카셀 중앙역에 대형 블라인드 설치 작품 ‘진입:탈-과거시제의 공학적 안무’를 선보이고, 프랑스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소설을 1인극으로 연출한 ‘죽음에 이르는 병-잔느 발리바 모노드라마’를 7일 카셀 주립극장에서 상연했다. 프랑스 배우 잔느 발리바가 연기한 이 작품은 관람객들의 열렬한 갈채를 받았다고 양 작가의 전속화랑인 국제갤러리 측이 전했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