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의 반란… 요금인상 없이 보이스톡 전면 허용 ‘승부수’
입력 2012-06-07 21:49
이동통신업계 3위인 LG유플러스가 무료 음성통화서비스(m-VoIP·모바일 인터넷 전화)를 전면 허용하면서 관련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카카오가 모바일 인터넷 전화인 ‘보이스톡’ 시범 서비스에 들어가면서 이통사들이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결정이다.
LG유플러스는 7일 이상철 부회장 주재로 긴급 관계자 회의를 열고 스마트폰 요금제와 기간, 서비스 종류에 상관없이 모든 모바일 인터넷 전화 서비스를 전면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요금제와 상관없이 모바일 인터넷 전화 서비스를 차단해 왔던 것에서 180도 선회한 것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그동안 SK텔레콤이나 KT에 비해 가입자 수가 적었고 3세대(3G) 시장에서 고전해 왔다”면서 “이번 결정으로 고객 서비스에 충실한 기업으로 이미지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망 부하 등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향후 모바일 인터넷 전화 서비스 전용 요금제를 출시하는 등 제한을 둘 수도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요금제에 따라 m-VoIP 사용을 제한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다른 경쟁업체들은 LG유플러스의 가입자 수가 많지 않다며 애써 의미를 축소하면서도 긴장하는 표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점유율이 낮은 회사들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마케팅 방법”이라며 “LG 가입자끼리 무료 통화할 수 있게 해 준다는 서비스 정책과 다를 바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현재 LG유플러스 스마트폰 가입자는 약 520만명으로 이통사 3사 중 점유율이 19%인 점을 겨냥한 것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당황스러웠다”면서 “보이스톡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이통사들이 위기를 맞았는데 LG는 조금 더 고민을 한 뒤 결정해야 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소비자들은 LG유플러스를 응원하는 분위기다. 인터넷에선 “잃을 게 없는 만년 3위 사업자의 유쾌한 반란”이라며 환영일색이다. 이에 따라 SK텔레콤과 KT의 요금 제한을 철폐하라는 소비자들의 압력도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