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행보 속도내는 김두관·문재인 ‘친노 혈전’

입력 2012-06-07 18:48

민주통합당 소속 김두관 경남지사와 문재인 상임고문의 대선 행보가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출마 선언이 임박했음을 뜻한다. 7일 김 지사는 서울에서 특강을 했고, 문 고문은 당일치기로 일본을 다녀왔다.

김 지사는 국가비전연구소가 여의도 한 호텔에서 개최한 ‘2012 대선후보 초청 특강’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누리는 부와 신분은 대물림 받은 측면이 강하다”며 “이런 사회에서는 서민들에게 희망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서울대가 서울의 강남 3구를 위한 대학이 돼 현대판 신분사회가 되고 있다”며 “국립대 학부는 엘리트교육에서 사회균형발전을 위한 교육으로 바꿔 저소득층에서 신입생의 50%를 뽑아야 하며, 저소득층 학생 전원에게 절반 등록금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대선 출마 선언과 관련해 “민선 5기 4년 중 2년을 마무리하는 시점이고 도민이 궁금해 하는 만큼 7월 중순쯤 정리한다고 말했다”며 “출마 선언을 하게 되면 준비한 정책들을 국민 앞에 털어놓고 국민적 동의와 합의, 지지를 받아내려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해서는 “우리 당이 책임 있는 정당으로 거듭나 국민의 신뢰를 받기 위해 주력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고문은 재일교포 사업가인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초청을 받아 일본을 방문, 경제 문제 등 현안을 논의했다. 문 고문은 손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원전 추가 건설 반대 입장을 밝혔다. 또 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 관계자와 일본 내 저명 학자들과도 만나 남북관계와 북·일 관계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으며 도쿄주재 한국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기도 했다. 문 고문은 8일 모교인 경희대에서 일자리 문제에 관해 대학생들과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김 지사와 문 고문은 친노(親盧)와 부산·경남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두 사람은 호남과 수도권 및 부산·경남 표를 공략해 정권을 잡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길을 다시 한번 개척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본선에 앞서 당내에서 혈전을 벌이지 않으면 안 된다. 현재 여론조사에서 국민 지지율은 문 고문이 크게 앞서 있다. 그러나 당내 여론에서는 대등한 경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국가비전연구소가 ‘타임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4일 민주당 대의원 228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선후보 호감도 조사(95% 신뢰수준 ±2.0% 포인트)에 따르면 문재인 고문 24.4%, 손학규 고문 22.8% 고문, 김두관 지사 20.7% 순이었다. 수도권과 호남에서는 손 고문, 충청권에서는 문 고문, 강원·제주에선 김 지사가 우세를 보였고 영남에서는 문 고문과 김 지사 지지율이 박빙이었다.

한편 민주당에서는 처음으로 3선인 조경태(부산 사하을) 의원이 오는 11일 대선 후보 경선 출마를 선언할 계획이다.

성기철 기자 kcs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