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프라이머리 전쟁’… 비박 3인방 “경선 불참” 압박

입력 2012-06-07 21:58

새누리당이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룰 전쟁’에 돌입했다. 친박근혜계 중심의 지도부가 경선관리위원회를 구성키로 결정하며 현행 룰을 고수하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한 가운데 정몽준 전 대표와 이재오 의원, 김문수 경기지사 등 비박(非朴·비박근혜) 잠룡 3인방은 일제히 경선 불참을 시사하며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도입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당내 갈등이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의원은 7일 언론과의 접촉에서 “당권파(친박)에서는 이미 대통령에 당선된 양 오만의 극치를 보이고 있다”며 “그들 입맛대로 경선 룰을 결정하면 다른 비당권파 후보들과 협의해 심각한 결정을 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정몽준 전 대표 측 안효대 의원도 “당 지도부 방침은 한마디로 경선을 안 하겠다는 것이자 특정인 추대를 위한 음모”라면서 “사실상 친박에서 혼자 가겠다는 것이고 우리 보고는 경선에 참여하지 말라는 것인데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식이라면 (경선에) 참여하지 말라는 것 아니냐”고 했다.

김문수 지사 측 신지호 전 의원 역시 “당 지도부가 경선관리위 출범과 별개로 각 후보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는데 지극히 형식적인 것으로 사실상 혼자 가겠다는 것”이라며 “경선이 무의미해지고 있다. 경선 판이 깨질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가세했다.

쇄신파인 정두언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경선관리위 출범 발표는 경선 룰에 대해선 아예 논의도 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이건 새누리당이 아니라 완전 민정당이다. 재집권이 난망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친박계는 비박 진영 요구를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대변인 격인 이정현 최고위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를 뽑는데 당원이 아니라 국민 경선으로만 뽑는다면 그게 왜 새누리당 후보냐”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친박계인 유기준 최고위원도 “당내 여론 역시 오픈프라이머리에 거의 호응이 없다”고 가세했다.

친박계의 이 같은 시각에는 5년 전 악몽을 되살리기 싫다는 속내도 감지된다. 2007년 대선후보 경선에서 룰 변경을 놓고 친이명박계와 두 달 넘게 대립하다 강재섭 당시 대표가 내놓은 국민여론을 대폭 반영하는 안을 받아들여 결국 패배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앞서 김영우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최고위원회의에서 경선관리위를 구성키로 하고 당 상임고문단 의장인 김수한 전 국회의장을 경선관리위원장으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이용웅 기자 yw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