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석기·김재연 설 땅이 있겠는가

입력 2012-06-07 18:43

통합진보당 이석기·김재연 의원이 당원으로서의 모든 권리와 직위에 따른 권한을 행사할 수 없게 됐다. 비례대표를 사퇴하라는 당명과 당론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서울시당 당기위원회가 제명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2주 내에 중앙당기위에 이의를 신청할 수 있고, 이의가 기각되면 제명이 확정된다. 통진당이 사실상 두 사람을 버린 것이다.

예상대로 두 사람은 즉각 반발했다. 이 의원은 “계엄하의 군사재판도 이렇게 졸속으로 처리하지 않는다”고 비난한 뒤 이의신청을 포함해 다양한 대응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 역시 “제명 처분은 독재정권의 사법부에서나 있을 듯한 정치적 살인행위”라고 했다. 두 사람 모두 의원직에서 자진사퇴할 뜻이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본인들은 억울하다고 주장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종북 논란이 수그러들 것으로 보고 최대한 시간을 끌어보려는 의도로 보인다. 강기갑 혁신비대위원장이 두 사람을 향해 이의신청을 하지 말고 즉각 자진사퇴할 것을 권고한 데에도 이런 우려가 깔려 있다고 하겠다.

하지만 두 사람이 국회에 계속 모습을 보이는 한 종북 논란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민주통합당을 비롯해 진보진영 전체의 상처도 덧날 것이다. 그리고 강 위원장 말마따나 연말 대선에서 ‘후회와 통한’으로 귀결될지도 모른다.

통진당은 물론 상당수 국민들도 이미 두 사람을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 여기지 않고 있다. 국회에서 제명해야 한다거나, 본인들이 자진사퇴해야 한다는 여론이 절대 다수다. 이들이 과거에 다닌 한국외국어대 용인캠퍼스 총학생회조차 “선배라는 사람들이 학교 이름에 먹칠을 하고 다니니 참 부끄럽다”고 비난하는 상황이다. 금배지를 달고 있어도 사면초가에 빠져 ‘식물 국회의원’ 처지를 면키 어려울 것이란 얘기다. 의원직 고수가 본인들에게도, 진보진영에도 해(害)만 될 것이란 점을 어떻게 그들만 모르고 있을까. 안타깝고 짜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