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문학 대중화 이끌어낸 ‘미완의 명저’… ‘백화문학사’

입력 2012-06-07 18:16


백화문학사/후스(태학사·3만8000원)

중국 근대 사상가이자 문학가인 후스(胡適·1891∼1962)는 1917년 1월, 잡지 ‘신청년(新靑年)’에 ‘문학개량추의(文學改良芻議)’라는 원고를 발표하며 난해한 고문을 배격하고 대신 구어문에 기초한 ‘백화문학’을 제창했다. 동시에 1928년 ‘백화문학사’를 저술해 백화문학의 지위를 중국 문학의 중심부로 옮겨 놓았다. 이는 ‘평민문학’ ‘민간문학’의 개념이 중국 문학사에 등장하는 획기적인 계기가 됐다.

하지만 ‘백화문학사’는 선진시기부터 당대까지의 백화문학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 그는 “이 문학사의 하권은 아마도 1∼2년 안에 이어서 써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지만 하권은 결국 나오지 못했다. 후인들은 이미 후스가 상권을 통해 자신의 백화문학관을 충분히 밝혔다고 여겼기 때문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어쨌든 ‘백화문학사’는 전체 중국 백화문학사를 관통하지 못한 미완의 저서지만 ‘수호전’ ‘홍루몽’ 같은 원·명·청대의 백화문학연구에 집중해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뒤늦게 국내 초역된 것은 위진 남북조나 당대의 백화가 현대 중국어와 백화와는 다른 문체여서 번역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베이징대에서 위진 남북조 시가를 전공하고 박사학위를 받은 강필임 세종대 중국통상학과 교수 번역.

정철훈 문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