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진화 결정적 역할을 한 18가지 발명… ‘최초의 것’

입력 2012-06-07 18:16


최초의 것/후베르트 필저(지식트리·1만5000원)

지금으로부터 약 2080년 전 컴퓨터가 있었다. 믿기 어렵지만 사실이다. 1900년 그리스 안티키테라 섬 앞 바다 속에서 건져 올린 30×20×10㎝ 크기의 상자. 그 안에는 정교한 톱니들이 맞물려 있고, 그리스어가 새겨진 청동판 몇 개가 들어 있었다.

‘안티키테라 기계 장치’로 불리는 이것을 전 세계 학자들이 100여년간 연구한 결과, 수성 금성 화성 등 5개 행성의 궤도 전환점과 이 행성들이 밤하늘에 나타나는 날까지도 계산할 수 있는 장치였다. 지금은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직립보행의 최초가 700만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니 최초의 컴퓨터가 2000여년 전에 있었다는 것이 그리 놀랄만한 일은 아닐지도 모른다.

고고학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직립보행에서부터 최초의 언어를 거쳐 최초의 컴퓨터에 이르기까지 원인(猿人)이 인간으로 진화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최초의 것들 18가지를 연대순으로 소개하고 있다. 오늘의 우리를 만든 창의적인 발명은 인간의 선천적인 유희충동에 힘입은 바이며, 결핍이 아니라 안정된 상황이 기여했다는 것이 저자의 결론이다. 창의적인 발명이 퍼지기 위해선 안정된 기반이 필요하기 때문에.

김혜림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