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영 장로 칼럼] 종교인과 신앙인 (5)
입력 2012-06-07 15:56
찬송가, 복음성가, CCM
수년 전 저녁 예배시간, 주일학교 어린이들이 음악에 맞춰 율동을 하기 시작했다. 모두 즐거운 마음으로 어린이들의 재롱을 진지하게 관람하는데, 한 집사님이 큰 소리로 “아니, 저건 록(Rock) 음악이잖아? 그건 안돼! 너무 시끄럽고 은혜가 될 수 없잖아!”라며 항의를 했다.
예기치 않은 일이라 참석했던 성도들이 모두 당황했다. 율동에 쓰인 음악이 록리듬에 맞춘 CCM이라 매우 시끄럽게 느껴진 모양이다. 나는 이 당시에 이게 그렇게까지 항의할 일인지 납득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아들과 함께 인터넷과 음악 서적을 다 뒤져가며 그 집사님이 왜 그렇게 항의를 했는지 그 원인을 찾아보았다.
뭐든지 궁금한 것은 해결해야 하는 나의 탐구정신 덕분에 찬송가(Hymn)와 복음성가(Gospel song), CCM(Contemporary Christian Music)에 대해 정리해 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여러분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아 그 내용을 소개한다.
일반적으로 찬송가는 예배용으로 사용되며, 하나님께 드리는 노래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래서 찬송가는 ‘부른다’고 이야기하지 않고 하나님께 ‘드린다’는 표현을 주로 쓴다. 대부분의 찬송가는 클래식 계통의 곡을 사용하고 있다.
복음성가는 미국 흑인들의 종교적 민요인 흑인영가가 주종을 이루며, 당시에 유행되던 블루스풍의 서정적인 백인 대중음악의 곡도 사용되었다. 복음성가는 성도간의 친교와 선교를 목적으로 사용되며, 복음성가 중에는 찬송가에 편입된 곡도 많다.
CCM은 주로 록과 팝, 힙합, 메탈 등의 곡을 사용한 것이다. 베트남 전쟁으로 인해 피폐해진 청년들이 마약을 하면서 듣던 음악을 갈보리 교회의 척 스미스 목사가 성경적인 가사로 바꿔 전도에 이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즉 원래의 가사는 세속적인 것이었으나, 젊은이들에게 익숙한 곡이었기 때문에 이를 개사하여 요즘은 성도간의 교제나 선교를 위해 사용되고 있다.
록과 메탈에는 성서를 비하하고 사탄을 숭배하는 내용이 많다. 이들 음악은 내용이나 곡이 강렬하여 깊은 인상을 주기 때문에 록과 메탈에 열광하는 젊은이들이 많다.
이런 음악은 아드레날린을 생성해서 사람들을 흥분시키는 힘이 있고, 계속 들으면 정신병을 일으킨다는 의학계의 보고가 있다. 또한 식물이나 동물에게 들려주면 소는 젖을 적게 생산하고 식물은 시든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반면에 클래식 음악은 이러한 음악에 손상을 입은 정서를 치유해주는 힘이 있다고 밝혀져, 정신과 영역에서 음악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록은 비틀즈가 히트시켰는데, 비틀즈는 영감을 얻기 위해 수시로 인도를 방문하여 힌두교 사상 속에서 명상의 시간을 보냈다는 기록이 있다. 많은 신학자들이 힌두교의 수많은 신들이 하나님과 대적하는 영들이라고 정의하고 있는 것을 보면, 항의한 집사님이 록으로 된 CCM에 그토록 강한 거부감을 나타냈던 것도 이해가 간다.
구약 성경에는 “소고와 나팔과 새 노래로 하나님을 찬양하라.”는, 구체적인 악기 이름을 언급한 구절이 나온다. 이러한 음악은 승전가나 행진곡 등의 야외 음악에서 사용되었고, 솔로몬이 성전을 완공하고 성전 안에서 찬양을 드릴 때는 현악기를 비롯한 조용한 악기와 찬양대로 한정지었다.
근래에 베네딕트 교황이 미사를 드릴 때 기타 연주를 금지시켰고, 교회 건축을 위한 자선 크리스마스 팝 연주회도 취소시켰다는 외신 보도도 모두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CCM은 교회 밖의 청년들을 하나님께 인도하기까지 큰 역할을 했고, 성도간의 교제에도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하나님께 드리는 찬송으로는 적합하지 않는 음악인 것 같다. 많은 교회에서는 이 음악을 본 예배에 사용하기보다는 예배의 성격이나 집회의 내용에 따라 취사선택하며 슬기롭게 사용하고 있다.
CCM을 잘 사용하면 약이 되고 잘못 쓰면 독이 된다는 것이, 이번 집사님 사건이 나에게 주는 큰 교훈이었다. 우리 신앙인은 언제 어디서든 바른 분별력을 갖도록 지혜를 달라고 기도해야 할 것이다.
강덕영 장로/ 한국유나이트문화재단 이사장, 갈렙바이블아카데미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