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앵커 월터스, 아사드 인터뷰한 배경은… “아사드의 여성 측근 아버지와 7년간 친밀한 관계 유지 덕분”
입력 2012-06-07 00:26
미국의 유명 여성 앵커 바버라 월터스(82)가 민간인 학살로 악명 높은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측근에게 일자리를 주선하는 등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이 들통 났다.
사건의 장본인은 유엔 주재 시리아 대사의 딸로, 아사드의 보좌관을 지낸 셰헤라자드 자파리(22). 시리아 정부군의 반군 탄압이 극심해질 당시 아사드를 보좌했다. 하루에도 수차례 그와 얘기를 나누고 그가 서방 언론인과 인터뷰할 때도 단독 배석할 정도로 신임을 받았다. 월터스는 이런 그녀가 미국으로 건너온 뒤, 명문 컬럼비아 대학 입학과 CNN 방송 인턴을 알선했다고 텔레그래프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월터스는 자파리의 아버지와 7년 동안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 덕분에 아사드가 반군을 진압한 이후, 미 방송사로는 처음 그를 인터뷰하는 데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자파리는 월터스와 서로 “양어머니”, “예쁜 딸”이라고 부를 정도로 친해졌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자파리는 지난해 1월 ABC방송에서 일하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월터스는 이를 거절했지만 CNN에 추천했다. 또 컬럼비아 대학 저널리즘스쿨 교수에게도 추천 이메일을 보냈다. 그녀가 총명하고 예쁘고 5개 국어를 구사할 줄 안다는 칭찬도 곁들였다. 최종적으로 자파리는 컬럼비아 대학도, CNN 인턴도 가지 않았다.
어쨌든 부적절한 처신이 알려지자, 월터스는 성명을 내고 “공·사적 이해가 충돌하는 처신이었다. 후회한다”며 사과했다.
한편 아사드 대통령은 6일 국제사회의 퇴진 압박에도 불구하고 최근 실시한 총선을 바탕으로 개각을 단행키로 했다. 이를 위해 리야드 파리드 히잡 농업장관을 새총리로 임명했다. 이에 프랑스 외무부는 “또 다른 가장 무도회”라고 비난했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