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O, 나토의 영향력에 맞서나… 출범후 외연 확대, 미국의 아시아 진출 강화에 대응 차원 관측
입력 2012-06-06 19:22
제12차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가 6일 베이징(北京)에서 개막됐다. 올해는 SCO가 2001년 정식 출범한 뒤 새로운 10년을 시작하는 해다.
따라서 이 기구가 향후 어떤 모습으로 발전해갈지 전 세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무엇보다도 미국의 아시아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SCO가 이에 대응하는 포괄적 동맹체제로 발전할 수 있을지가 주목 거리다.
SCO의 전신인 ‘상하이 5국’ 조직이 1996년 출범할 당시만 해도 지금처럼 관심을 모으지 못했다. 당시 참가한 회원국은 중국, 러시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5개국이었다.
이들 국가는 주로 국경 지역에서의 상호 긴장을 완화하는 데 힘을 쏟았고 그 결과로 긴장완화와 군사력 감축 협정을 각각 채택했다. 그 뒤 2001년 6월 15일 상하이협력기구로 확대 개편되면서 우즈베키스탄이 새 회원국으로 참가했다.
이제 인도, 파키스탄, 이란, 몽골 등은 옵서버로, 스리랑카와 벨라루스는 대화 파트너로 각각 참가하고 있다. 여기에다 이번에 아프가니스탄을 옵서버로, 터키를 대화 파트너로 참여시켜 영향력 확대에 나선다.
7일까지 이틀 동안 열리는 이번 회의에서는 중앙아시아와 주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긴급 사태 대응 능력을 키우기 위해 외교·안보적 결속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아프가니스탄과 이란 문제를 포함해 경제협력, 테러대책, 마약과 국경범죄 근절 등도 의제에 포함돼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의 아시아 진출 강화가 사실상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따라서 이 기구를 통해 이에 대응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에 따라 SCO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비슷한 지정학적 동맹체로 발전해 갈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SCO 회원국들이 8∼14일 타지키스탄에서 대테러 훈련인 ‘평화의 사명 2012 훈련’을 하는 것도 주목을 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향후 본격적인 군사훈련을 실시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 외교부 류웨이민(劉爲民) 대변인은 6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SCO는 대외 개방적인 성격을 띠고 있으며 군사, 정치적인 동맹으로 갈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등은 이번 회담을 통해 SCO가 회원국 간 결속을 강화하면서 서방국가에 대한 견제 기구로 힘을 키울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은 이날 정상회의 개막 전 회원국 언론매체에 배포한 서면인터뷰에서 “대화와 타협만이 한반도 핵문제 해결을 위한 적절한 선택이라는 데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원국들이 동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SCO 회원국들이 6자회담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를 촉진하고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확보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