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가위상 걸맞게 남극 IUU 오명 벗어라”… 아시아 첫 AOA 출범

입력 2012-06-06 19:02

“값비싼 생선 메로를 드신 적이 있나요. 그렇다면 한국이 메로의 최대 남획국이라는 사실을 아시나요.”

전 세계 환경단체와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남극해보존연대(AOA)가 국내에서도 출범한다. AOA 대표단과 국내 환경단체들은 세계 해양의 날을 하루 앞둔 7일 광화문 광장에서 출범행사를 갖는다고 6일 밝혔다.

이들은 ‘오래된 미래 바다, 남극해를 인류 모두의 유산으로’라는 기치 아래 남극해에 해양보호구역과 금어구역 설정을 요구했다. AOA가 한국을 아시아에서의 첫 활동무대로 삼은 것은 우리나라가 최근 4년간 남극해에서 남획, 보존조치 위반, 불법조업 문제를 가장 많이 일으켰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은 뉴질랜드와 함께 가장 많은 양의 남극이빨고기(메로)를 잡는 나라다.

AOA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원양어업에서 세계 3위의 어획량을 기록했고, 남극해양생물자원보전위원회(CCAMLR) 관할 구역에서는 모든 어종 어획량 2위를 차지했다. 현재 남극해에서는 10척의 한국 선박이 메로와 크릴새우를 잡고 있다.

보고서는 “한국은 로스해 근처에 장보고 연구기지를 건설 중이며 최첨단 쇄빙선 아라온호를 건조하는 등 많은 재원을 투자해 남극에서 외연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런 선진적 이미지와 정반대로 낡고 항해에 적합하지 않은 어선, IUU(불법, 비규제, 비보고) 조업활동으로 오명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원양업계는 경제적 이익만을 추구하고, 한국 정부는 해양보호구역 설정 같은 국제적 보존활동에 한정된 노력만 했다”고 지적했다.

남극은 다양한 포식동물의 먹이자원인 크릴새우를 놓고 사람과 동물이 경쟁을 벌이는 현장이다. 로스해는 정주동물뿐 아니라 혹등고래, 범고래와 다양한 조류까지 전 세계를 회유하는 동물의 방대한 먹이자원을 품고 있다. 남극 조류생태학자 그랜트 발랄드 박사는 “로스해는 지구상에서 변형과 파괴가 가장 적게 일어난 해역”이라며 “한 종이라도 멸종하면 먹이사슬에 의해 모든 종의 수가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임항 환경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