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릴 땐 왕창, 오를 땐 더딘 코스닥
입력 2012-06-06 18:50
주식시장에서 코스닥의 침체가 깊어지고 있다. 증시가 조정 받을 때는 큰 폭으로 떨어지고 회복될 때는 더디다.
유럽 재정 위기와 미국·중국 등 ‘G2’의 경기둔화 우려가 겹친 지난 4일 코스피지수는 2.80% 떨어졌지만 코스닥지수는 4.51%나 폭락했다.
이 같은 현상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심화되고 있다. 2007년 10월 종가기준으로 2000선을 처음 돌파했던 코스피지수가 2008년 서브프라임과 리먼 파산 사태를 겪으면서 930선까지 반 토막 정도 떨어졌지만 코스닥지수는 820선에서 260선까지 3분의 1토막 정도까지 급락했다.
이후 코스피지수는 2010년 말 2000선을 회복했지만 코스닥지수는 500선을 되찾는 데 그쳤다. 지난해와 올해 초 코스피지수가 2200선까지 오르며 최고치를 경신하는 와중에도 코스닥지수는 줄곧 500선 안팎을 맴돌았다.
코스피시장에서는 삼성전자 등 시가총액 상위주가 장이 좋을 때 상승을 주도하고 장이 나쁘면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지만 코스닥시장에는 이런 대표주 역할을 하는 종목이 없어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자가 외면하면서 수급 차원의 ‘소방수’가 없다는 점도 코스닥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상대적으로 개인 투자자 비중이 크다 보니 투매현상이 일어나면 지수가 곧바로 급락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여전히 불공정 공시 및 거래가 많은 코스닥시장 자체에 대한 불신도 시장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
오종석 기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