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은 계급사회, 출신성분 세습”… 태어날때부터 핵심·동요·적대 계층으로 신분 나눠져

입력 2012-06-06 19:09

미국내 ‘北인권위’ 보고서

우리나라 중·고등학교 사회과목 교과서에는 북한이 ‘출신성분’을 핵심계층, 동요계층, 적대계층으로 나눠 주민들을 통제한다는 내용이 나온다. 분류된 각각의 성분에 따라 의식주 배급에서부터 진학, 승진, 의료 등 각 분야에서 차별이 주어진다.

AP 통신은 6일 북한의 이 같은 계층제도를 일컫는 ‘성분’이 태어나면서부터 정해지며 모든 주민에 대해 17세부터는 2년마다 파일을 관리해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 내 북한인권단체 ‘북한인권위원회’가 최근 75명의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와 북한 보위부가 1993년 발간한 매뉴얼을 토대로 작성한 보고서 ‘평생 낙인찍힌다(Marked for Life)’에서 밝혀졌다.

그레그 스칼레토우 북한위원회 사무총장은 “북한은 창립 이래 64년간 모든 평등한 노동자의 낙원이라고 선전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불평등은 출생 당시부터 결정되며 평생 동안 지속되고 권력집단이 자신들과 지지자들을 이롭게 할 목적으로 잔인하게 강요된다”고 지적했다.

이른바 로열계층인 핵심계층은 김일성 주석과 함께 일본제국주의자 및 미국이 지원한 6·25전쟁에 대항해 싸운 사람들에게 적용된다. 이른바 통치계급으로 전 주민의 25% 정도를 차지하는데 주로 평양을 비롯한 대도시에 살면서 당·정·군 간부 등용에서 최우선적인 혜택을 받는다. 진학, 승진, 배급, 거주, 의료 등의 분야에서 특혜를 누리고 있다. 반면 적대계층은 적과 내통하거나 남한으로 탈출한 가족들에게 부여된다.

보고서는 이런 동요계층이나 적대계층이 출신성분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은 매우 드물 뿐 아니라 ‘김씨가족’과 노동당에 평생 충성을 해야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핵심계층에서 성분이 강등되는 것은 정치적 이유나 형사적 이유로 쉽게 이뤄질 수 있다는 것.

다만 로버트 코헨 북한인권위원장은 “돈과 뇌물 부패로 인해 최근에는 비공식적인 ‘시장’이 들어서면서 성분체계가 허물어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성분과 관련된 속어도 등장했는데 핵심계층은 토마토로 불린다. 안과 겉이 빨갛다는 이유인데 이는 훌륭한 공산주의자를 의미한다. 동요계층은 겉만 빨갛다는 이유로 사과, 적대계층은 정치적으로 재기가 불가능하므로 포도로 각각 불린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