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만리장성 억지 늘이기] 만리장성에 포함시킨 단둥의 박작성은… 唐과 싸우던 고구려의 유적지

입력 2012-06-06 21:51


중국이 6일 만리장성을 확정발표하면서 그 범위 안에 포함시킨 랴오닝성 단둥(丹東)의 박작성(泊灼城)은 이미 2009년 만리장성 일부로 확인됐다고 발표한 곳이다.

원래는 중국 학계에서도 만리장성 동쪽 끝이 베이징 인근의 허베이성 산해관(山海關)이라는 것이 정설이었다. 그러나 중국명으로는 후산성인 박작성을 중국 유적이라고 바꿔치기한 것을 계기로 만리장성의 길이가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2500㎞ 더 긴 8851.8㎞로 확인됐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당시 국가문물국은 박작성에 ‘萬里長城 東端 起點(만리장성 동단 기점)’이라는 대형 표지판 개막식을 대대적으로 열기도 했다. 그러면서 박작성이 고구려 유적지라는 기존의 관광 안내문은 모두 사라졌다.

한국학 중앙연구원에 따르면 구련성으로도 불려온 박작성은 요동반도에서 평양성으로 이어지는 길목을 방어하는 성이었다. 성에 관한 기록은 고구려와 당(唐)과의 전쟁에서 처음 등장하며 고구려 유적지임을 증명하고 있다.

고구려 보장왕 즉위 7년째인 648년에 당 태종은 설만철(薛萬徹)을 시켜 3만여 군사를 이끌고 박작성을 공격했다. 설만철이 압록강을 거슬러 박작성 남쪽 40여리 지점에 진영을 갖추자, 당시 박작성 성주(城主) 소부손(所夫孫)이 1만여명의 군대로 대항하여 성을 지켰으며, 고구려 장군 고문(高文)이 오골성(烏骨城)과 안시성(安市城)의 군대 3만여기를 거느리고 구원했다는 기록도 있다.

박작성의 지리가 압록강 입구에서 100여리 떨어진 강 북안의 험준한 산을 끼고 있는 지세라는 기록으로 보아 현재 단둥에서 동북쪽 15㎞ 거리에 있는 호산성(虎山城)이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