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만리장성 억지 늘이기] 연구로 포장한 군사전략… 미래의 영토싸움 노림수
입력 2012-06-06 21:50
中, 역사 왜곡시키는 동북공정 과정
중국의 동북공정(東北工程)은 단순한 역사왜곡을 넘어 영토전략에서 추진되는 국책사업이다. 겉으로는 동북지역의 역사와 현상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 프로젝트라고 포장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영토적 지배를 강화하기 위한 책략이 깔려 있다. 즉 한반도가 통일됐을 때 제기될 가능성이 있는 동북지역 영토분쟁을 사전에 막고, 나아가 영토분쟁이 현실화됐을 때 자신의 땅이라는 논리를 뒷받침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의 성격이 강하다. 외형적으로 학술사업이지만 실제로는 영토확보를 위한 군사전략인 셈이다.
중국이 동북공정을 공식적으로 개시한 시기는 2002년 2월이다. 중국 최고의 학술기관인 사회과학원이 주도하는 이 사업에 지린(吉林)성, 랴오닝(遼寧)성, 헤이룽장(黑龍江)성 등 동북3성이 참여하고 있다. 또 사회과학원은 중국 정부가 이 연구를 공식인정하기 전 약 8개월간의 준비기간을 거쳤다. 당초 5년 한시적 프로젝트였으나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동북공정의 뿌리는 이보다 훨씬 앞선다. 이미 1983년 사회과학원 산하에 ‘변강사지연구중심’을 설립했고 이후 수차례 학술대회를 열어 역사왜곡을 시도했다.
연구는 크게 기초연구와 응용연구로 이뤄진다. 주요 과제는 동북지방사 연구, 동북민족사 연구, 고조선사·고구려사·발해사 연구, 중국과 한반도 관계사 연구, 한반도 정세 및 변화와 그에 따른 중국 동북 변경지역 안정에 관한 영향 연구 등에서 나타나듯 동북공정의 핵심은 한반도와 경계(境界)하고 있는 동북지역의 역사왜곡을 통한 영토확장 술책이라고 할 수 있다.
동북공정의 기본인식은 현재 중국 국경 안에서 이뤄진 모든 역사와 문화는 중국의 것이라는 데 바탕을 두고 있다. 고조선사와 고구려사, 발해사를 자신들의 역사로 편입시켜 미래에 영토분쟁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목적이 깔려 있는 것이다.
중국의 이런 야욕은 고구려사 왜곡에 이어 발해사 왜곡을 통해서 노골화됐다. 중국은 고구려 유민들이 세운 발해를 당나라 책봉을 받는 말갈족 정권이라고 억지를 폈다. 중국 관영 CCTV는 지난해 11월 12일부터 12월 17일까지 매주 토요일 이런 내용을 담은 6부작 다큐멘터리 ‘창바이산(長白山·백두산의 중국명칭)’을 방영하기도 했다.
만주와 한반도를 동시에 영토로 삼았던 이들 3국은 실체적으로 한국사가 분명한데도 역사왜곡을 통해 자국의 역사로, 자국의 땅이라는 논리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이미 이들 지역 문화유적 상당 부분을 중국의 유적으로 왜곡했다. 중국이 만리장성을 지린성과 헤이룽장성까지 연장한 것도 이와 맥락을 같이한다.
박현동 기자 hd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