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종북’ 공방] 민주당 ‘색깔론 정국’ 극도의 경계
입력 2012-06-06 18:51
여권 1, 2인자의 계속되는 ‘종북 세력’ 공세에 민주통합당 측이 6일 대대적 반격에 나섰다. 이명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정조준했다.
현 지도부와 차기 지도부가 일제히 나서는 모양새도 취했다. ‘색깔론’ 시비를 조기에 차단하지 못할 경우 12월 대선을 앞두고 정국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라디오연설에서 이 대통령과 박 전 위원장이 시대착오적인 색깔론과 사상검증을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민주당의 대북정책, 즉 햇볕정책은 튼튼한 안보로부터 출발한다”면서 “그런데도 튼튼한 안보와 한·미·일의 동맹 공조를 빼버리고 ‘종북’ 운운하며 색깔론을 제기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임수경 의원의 탈북자에 대한 변절자 폭언을 계기로 종북 논란이 통합진보당을 넘어 민주당으로 향하는 것을 경계한 대목이다. 박 위원장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증오와 분열의 색깔론’이 아니라 ‘희망과 단결의 리더십’”이라고 덧붙였다.
당 대표 경선에서 수위를 다투고 있는 김한길 의원과 이해찬 의원은 국회에서 잇따라 기자회견을 가졌다.
김 의원은 “새누리당의 치졸한 색깔공세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며 “북한인권법을 계기로 신공안정국을 조성하려는 불순한 의도에 강력 경고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를 위한 것”이라며 “신공안정국은 경제민주화, 민생, 복지논의를 실종시키고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의 부정과 부패, 비리를 덮어버리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새누리당 박근혜 의원에게 묻는다”며 “신공안정국을 끝낼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이것이 18대 대통령을 꿈꾸는 이가 생각하는 시대정신이냐”고 반문했다.
이해찬 의원은 전날에 이어 다시 “매카시적 광풍으로 대선을 치르겠다면 이는 용서할 수 없는 범죄행위”라고 주장했다. ‘박근혜 의원에게 또 묻는다’는 제목의 회견문에서 이 의원은 “새누리당은 종북 용공 광풍을 조장하고, 사상검증이니 자격심사니 하며 대대적인 이념공세를 자행하고 있다. 악질적인 매카시즘이라고밖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고 했다.
이어 북한인권법과 관련해 “남북관계 악화만 가져오고 실효성이 없는 법안”이라며 “‘인권’은 오간 데 없고, ‘반북’만 부추기며 한반도의 긴장과 갈등만 초래하는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박 전 위원장에게 “5·16 군사쿠데타와 12·12 군사쿠데타에 대해 어떤 견해인가”라고 묻기도 했다.
한민수 기자 ms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