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데 덮친 이해찬’… ‘버럭’ 파문 채 가시기도전에 한국노총 “김한길 지지” 선언
입력 2012-06-06 19:06
민주통합당 당 대표·최고위원 경선이 3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해찬 의원이 거듭되는 악재로 선두 탈환에 비상이 걸렸다. 방송 인터뷰에 나섰다가 감정을 조절하지 못해 사회자에게 ‘버럭’ 화를 내고 중단해버린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당내 주요세력인 한국노총이 라이벌 김한길 의원 지지를 선언해버린 것이다.
한국노총은 5일 보도자료를 내고 “당 화합과 중도세력을 결집시킬 적임자는 김한길 의원”이라며 “그가 대선에 승리하고 노동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6·9 전당대회 정책 대의원 2600명 가운데 2000명을 거느린 한국노총의 지지를 얻지 못한 것은 이 의원에게 상당한 타격이 될 만하다.
게다가 전날 방송 인터뷰 중단 파장이 잠잠해지기는커녕 증폭되는 것도 이 의원에게 부담스럽기 이를 데 없다. 당내 의원 가운데 “이해할 부분이 있다 해도 제1야당 대표가 될 사람이 품위와 예의를 지키지 못하고 감정 조절도 못하는 것은 문제 아니냐”고 지적하는 목소리가 많다.
새누리당 김영우 대변인은 6일 라디오방송 전화 인터뷰에서 “오늘 정말 예상치 못한 질문을 많이 하시는데 그래도 전화를 끊지는 않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사회자 물음이 내키지 않는다고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린 이 의원을 비꼰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 의원 측은 이날 끝난 모바일 투표와 전당대회 당일 치러질 수도권 지역 투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모바일투표 시민선거인단에 친노(親盧·친노무현) 성향의 시민사회단체와 지지를 선언한 정봉주 전 의원의 팬클럽 ‘미권스(미래권력들)’ 회원들이 모바일 투표에 대거 참여했을 것이라는 게 이 의원 캠프의 기대다. 모바일 투표 결과는 전당대회 현장에서 발표된다.
또 지금까지 치러진 10곳의 지역순회투표 비중이 전체 경선의 13%에 불과한 만큼, 만회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강조한다. 반면 김한길 의원은 내친 김에 8대 2로 앞섰던 지역투표의 기세를 이어 선두를 굳히겠다는 전략을 펴는 모습이다. 지역투표 때의 상승세가 모바일 투표와 수도권 지역투표에서도 그대로 반영될 것이라는 것이다.
두 선두권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의 중위권 싸움도 막판에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강기정 추미애 우상호 조정식 의원이 지역순회투표에서 3∼6위를 차지한 상황에서 수도권 표심이 어느 후보에게 쏠릴지가 관건이다. 이종걸 의원과 문용식 후보도 최고위원 당선권에 진입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