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안돌아” 글로벌 경제 시름… 현금·보통예금 등 M1통화공급 증가량 2012년들어 지속적 둔화

입력 2012-06-05 18:56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 심화로 글로벌 현장에서 돈이 돌지 않고 있다. 세계 경제의 엔진 미국 경제마저 ‘소프트패치(일시적 경기후퇴)’ 우려가 나오는 등 세계 경제에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중국 유럽 영국 미국 등 세계 주요 경제권에서 실질적인 통화흐름을 보여주는 M1통화(현금+보통예금 등의 요구불 예금)의 공급 증가량이 올 들어 지속적으로 둔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글로벌 경기 후퇴를 심화시키는 리스크 요인이라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럽의 자산운용사 글로벌인베스터사의 경제분석가 시몬 와드의 집계에 따르면, 주요 7개국(G7)과 신흥 7개국(E7)의 M1통화량은 지난해 11월 전월 대비 5.1% 증가로 절정에 달한 뒤 감소하기 시작해, 4월에는 1.6% 증가에 그쳤다.

이로써 왜 글로벌 상품 가격은 하락하고, 브렌트유 가격은 16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는지가 설명이 되고 있다고 텔레그래프는 분석했다. 그만큼 가계와 기업의 투자 및 소비 수요가 위축돼 돈이 돌지 않는다는 얘기다. 특히 중국의 통화 수요가 가파르게 둔화되고 있어 우려를 낳는다. M1은 실물경제를 6개월 전에 미리 반영하기 때문이다.

와드는 “유로존이 즉각 양적 완화(통화량 증대) 정책을 펴야 함을 보여주는 지표”라면서 “중국도 정책 기조 완화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둔화되는 중국 경제는 세계 경제 강국 미국까지 타격을 주고 있다. 중국 제조업 침체가 완연해지자, 미국의 공장 주문이 예상과 달리 2개월 연속 하락했다고 미국의 경제전문 인터넷매체인 마켓워치가 4일 보도했다. 미국 상무부는 4월 공장 주문이 전달보다 0.6%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시장의 0.2% 증가율 예상을 뒤엎은 것이다. 공장 주문은 3월에도 2.1% 하락했다. 미국의 공장 주문이 2개월 연속 하락하기는 38개월 만에 처음이다. 고용에 이어 생산지표도 이처럼 악화하면서 뉴욕 증시는 나흘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PNC 애셋 매니지먼트 그룹의 빌 스톤 수석 투자전략가는 “미국이 소프트 패치에 다시 빠졌음을 인정해야 한다”면서 “이제 관심은 소프트 패치가 얼마나 소프트하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