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황우석 vs 反황우석 줄기세포 주도권 다툼?… 서울대, 조작의혹 논문 본조사 착수
입력 2012-06-05 22:03
서울대는 사진중복 게재 등 논문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강수경 수의대 교수에 대해 본조사를 실시키로 했다. 조사결과 고의적 조작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날 경우 우리나라 줄기세포 연구는 황우석 박사 사태 이후 7년 만에 또다시 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는 5일 “강수경 교수에 대한 예비조사위원회 의견을 검토해 본조사를 실시키로 했다”면서 “외부 2인을 포함한 관련 전문가 7인으로 본조사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3일 포스텍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를 통해 논문조작 의혹이 제기된 강경선 수의대 교수에 대해서는 이번주 내로 예비조사위를 개최키로 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강경선 교수도 본조사 필요성이 인정되면 강수경 교수건과 병합해 신속하고 엄정하게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학계에서는 줄기세포 연구를 주도한 두 교수가 논문 조작 의혹에 휩싸인 것만으로도 관련 연구와 지원 등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줄기세포연구는 배아줄기세포를 연구했던 황우석 박사가 논문조작으로 낙마한 이후 강경선 교수가 주도하는 성체줄기세포연구 쪽으로 무게중심이 옮겨진 상태다. 강수경 교수도 강경선 사단의 일원이다. 강수경 교수는 부산대 의대에 재직하다 2008년 9월 강경선 교수의 추천으로 서울대로 옮겼고, 다수의 논문에 공동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두 교수는 잇따라 굵직굵직한 연구결과를 내놓으며 줄기세포 연구의 스타로 떠올랐다. 강수경 교수 측은 이 같은 상황에 비춰볼 때 황 박사를 지지하는 이들이 자신들을 견제하기 위해 논문조작 의혹을 제기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학계에서는 두 교수 논문오류가 단순 실수인지 과학적 오류인지, 논문조작 의혹 제기가 주도권 다툼에서 비롯된 것인지 등을 예단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세계적 학회지에 제출한 논문에서 과학적 오류가 드러난 것만으로도 관련 학자들은 책임을 지고 자성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송세영 기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