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선 “北 3대 세습, 민주주의 시각서 당연히 반대”

입력 2012-06-05 18:48

5일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새로나기 특별위원회의 두 번째 토론회에서는 당내 종북 성향 등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통합진보당의 새로운 가치와 비전의 재구성’이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지금까지 통합진보당이 북한에 너무 관용적이었다고 지적했다.

발제에 나선 정태인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원장은 “북한에 대해 이론과 현실, 국내정치 등 모든 면에서 객관적 태도를 취하는 게 오히려 자주성과 통일을 촉진하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정 원장은 “북한의 ‘치킨게임(벼랑끝 전술)’ 전략은 분명 문제가 있다. 이를 ‘사슴사냥 게임(서로 협력해 사슴을 잡아야 한다는 이론)’으로 바꿔야 한다”며 “북한 전략을 옹호하는 건 논리적으로나 현실 상황으로나 오류”라고 말했다.

국민참여당 출신의 천호선 새로나기 특위 위원은 “말하지 않을 자유만 있는 것이 아니라, ‘말해야 할 의무’가 있다”면서 “북한의 3대 세습은 민주주의 시각에서 당연히 반대한다. 현대 민주주의의 보편적 관점에서 보면 이는 분명 반민주적 권력교체”라고 말했다. 천 위원은 “자주를 반미자주화로, 통일을 북한의 현실을 무조건 존중하는 것으로, 평등을 산업시대의 노동계급 중심성으로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 또 “진보의 다수가 반핵 내지 탈핵 입장에 동의한다고 볼 때 북핵에 분명한 반대의 입장에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혜정 전 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최근 색깔론이나 종북 논란이 ‘조중동 프레임’이라고 통합진보당 일각에서 주장하는데, 그런 말은 앞으로 쓰지 말라. 그 신문을 보지 않는 사람들도 지금의 통합진보당 사태를 보며 ‘멘붕(멘탈붕괴)’ 상태에 빠졌다”고 꼬집었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지난해 진보세력 통합으로 지금의 당이 탄생했으나 이념과 당 운영에 있어서 (신당권파와 구당권파가) 다른 점이 너무 많다”며 “거듭나기 위해서는 상대방 노선과 이념을 존중해야 하지만 도저히 참을 수 없다면 갈라서는 게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박경순 통합진보당 진보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북한에 현안이 있을 때마다 우리는 할 말은 해 왔다. 연평도 포격 사건 때도 가장 강한 비판을 했다”며 “비판할 것은 비판하고, 협력할 것은 협력하자는 게 우리 당의 입장이다. 색깔론적 접근 방식은 문제가 있다”고 반박했다.

박원석 위원장 사회로 5시간 가까이 진행된 토론회에는 신당권파 강기갑 혁신비대위원장을 비롯해 노회찬 김제남 의원 등이 참석했지만 구당권파인 이석기 김재연 의원 등은 나오지 않았다.

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