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등 性 다룬 수녀 저서 교황청 “교리에 반한다” 비난
입력 2012-06-05 18:48
바티칸 교황청은 4일(현지시간) 동성애, 자위행위, 결혼 등 성(性)과 관련된 민감한 주제들을 다룬 한 미국인 수녀의 저서가 가톨릭 교리에 어긋난다며 강도 높게 비난하고 나섰다.
5일 AFP 통신에 따르면 교황청은 미국 자비의 성모 동정회(童貞會) 소속이자 예일신학대학원 명예교수인 마거릿 팔리 수녀의 책 ‘오직 사랑 : 기독교적 성윤리의 틀’이 “자연의 도덕률의 합목적적 본성에 대한 부족한 이해를 담고 있으며 신앙에 심각한 해악을 미친다”고 성토했다.
교황청의 신앙 감시기구인 신앙교리성(CDF)은 2006년에 출판된 이 책에서 팔리 수녀가 인간의 성에 관한 핵심 주제에 대한 교의를 묵살했을 뿐만 아니라 수많은 견해 중 한 가지 입장만을 다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팔리 수녀는 “다양한 종교적 전통과 신학적 원천, 인간 경험 등을 통해 성의 문제를 조명해보고자 책을 썼다”고 반박했다. 책에서 팔리 수녀는 여성의 자위행위에 대해 “도적적으로 아무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고 기술했고, 동성애에 대해서도 “동성애자와 그들의 행동은 존중돼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그러나 교황청은 자위행위는 근본적으로 질서에 어긋난 행동이며 동성애는 자연법칙에 반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가톨릭 교의를 지키려는 교황청과 사회적 이슈에 목소리를 높여온 미국 수녀단체는 최근 여러 차례 갈등을 빚어왔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