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무장 민병대 200여명, 수도 트리폴리공항 한때 점거

입력 2012-06-05 18:48

리비아의 무장한 민병대가 4일(현지시간) 자신들의 지도자를 석방할 것을 요구하며 수도 트리폴리공항을 한때 점거했다고 AP통신 등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트리폴리 안전위원회의 모하메드 엘 가리아니 위원은 이날 카다피의 고향인 타르후나 지역 출신의민병대가 픽업트럭, 중화기를 동원해 트리폴리 공항 활주로를 장악했다고 밝혔다. 목격자들은 200여명의 무장한 민병대원들이 공항으로 들어와 공항 주변을 포위했고 일부 민병대원들이 하늘을 향해 총탄을 발사하면서 승객들이 공포에 떨었다고 말했다. 이날 트리폴리 공항에선 비행기 이착륙이 이뤄지지 않았고, 항공기들은 도심 한가운데 있는 메티가 공군기지로 유도됐다.

민병대는 자신들의 지도자 아부 엘리자 하비시가 피랍되자 이에 대한 불만을 품고 공항 장악을 계획했다고 가리아니 위원은 전했다.

CNN은 이날 리비아 정부는 5000명의 보안군을 동원해 공항의 통제권을 찾았고 30명의 민병대원을 체포했다고 전했다. 무스타파 루기바니 노동부장관은 “정부는 각료회의에서 무장단체의 지도자가 정부에 의해 구금되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리비아 관영 통신은 무장단체가 과도 정부를 이끄는 국가과도위원회(NTC)로부터 하비시 피랍 사건을 조사하겠다는 약속을 받고 나서 공항을 떠나기를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리비아는 지난해 10월 무아마르 카다피 전 국가원수가 반군에 살해된 뒤 내전은 끝났지만 각 지역 민병 대간 영향력 확대를 위한 충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리비아에서는 오는 19일 카다피가 쿠데타를 일으킨 1969년 이후 처음으로 총선이 실시된다.

이지현 기자 jeeh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