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새 전망 바꾼 해외 IB들 “한국 광공업 당분간 어렵다”… KDI “대외 불확실성 커져”

입력 2012-06-05 18:48

해외 주요 투자은행(IB)들은 한국의 광공업생산 둔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달 국내 제조업경기가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과 판단을 전혀 달리 한 것이다.

5일 국제금융센터 ‘글로벌 뷰’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 IB들은 유럽 재정위기 확산 및 중국 경기둔화 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회복세 둔화, 높은 재고수준 지속, 제조업 고용둔화 등을 거론하며 광공업생산이 단기 내에 크게 개선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이들은 4월 광공업생산이 전월대비 플러스로 반전(3월 -2.9%→4월 0.9%)했지만 전기전자 및 자동차 등 주요 제조업 생산부진, 재고증가(3월 -8.5%→4월 0.9%) 등의 상황을 더 크게 주목한 것이다.

크레디스위스는 글로벌 경기회복세 둔화가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데다 최근 내수도 부진한 모습을 보여 2분기 중 광공업생산이 크게 개선되기 어렵다고 예측했다.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HSBC, BNP파리바 등도 비슷하게 전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내놓은 ‘최근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 재발 가능성이 고조된 가운데 미국, 중국 등 주요국 경기둔화 우려가 높아지는 등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경기는 고용개선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물가 상승세가 둔화되고 실물지표가 다소 회복됐으나 대외 불안요인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보고서는 대내외 경제동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경제활력 제고와 물가안정을 위한 정책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생활물가안정 및 일자리 창출 등 서민생활 안정과 경제체질 개선을 위한 정책대응을 지속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강만수 산은금융그룹 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경제는 올해 상저하고(上低下高)가 아닌 점저(漸低·점진적 하락) 상태가 계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 경제가 현 상황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상대적으로 어려움이 덜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현재의 위기가 구조적인 문제여서 단순하게 해결될 사안은 아니다”고 경계했다.

강 회장은 현재 위기의 원인으로 과잉 유동성에 대한 각국 중앙은행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10년 이상 경제가 과열되도록 방치해 통화가 증발하면서 세계 경제의 위기를 촉발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논란이 되는 기준금리에 대해 주요 해외 IB들 대부분은 오는 7일 열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위원회에서 금리동결이 또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조용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