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수입 느는데, 수리 힘드네… 정비소 드물고 공임비 가장 비싸
입력 2012-06-05 18:48
국내 수입차 판매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수입차 정비센터 수는 충분하지 않고 수리비 산정기준 역시 정비업체, 보험사마다 제각각인 것으로 드러났다. 부품 값도 공식 딜러가 다른 곳보다 더 비싸게 팔았다. 이에 따라 한국 소비자만 ‘봉’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수입차 7개 브랜드를 조사한 결과, 정비센터 1개소당 차량등록 대수는 메르세데스-벤츠가 3672대로 가장 많았다고 5일 밝혔다.
소비자원은 “정비센터 1개소당 감당해야 하는 차량이 많을 경우 고장 및 사고수리를 받기 위한 예약 및 대기시간이 길어 소비자 불편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부품가격과 함께 수리비를 결정하는 요인 중 하나인 시간당 공임비도 벤츠가 가장 높았다. 벤츠가 6만8000원으로 가장 비쌌고 도요타는 4만2000원으로 가장 낮았다. 특히 벤츠는 공임비가 딜러에 따라 최저 6만원에서 최고 7만6000원으로 차이가 났다.
소비자원은 수입차의 경우 국산차 견적프로그램(AOS)처럼 업계가 인정하는 산정기준이 없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신뢰성 확보를 위해 수리비 청구 및 지급과 관련한 수입차 견적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소비자원은 브랜드별 주요 차종에 대해 공식딜러와 병행수입업체의 부품가격을 비교한 결과도 발표했다. 7개 브랜드의 대표 차종 2종을 선정해 차종의 범퍼와 본네트 등 주요 부품에 대해 조사한 결과 혼다를 제외한 모든 브랜드가 공식딜러보다 병행수입업체의 가격이 더 낮았다. 렉서스는 공식딜러와 병행수입업체의 부품가격 차이가 가장 컸다.
소비자원은 “조사결과를 토대로 수입차 업체의 정비네트워크 구축, 수입차 업체 및 손해보험업계 공동의 글로벌 견적 프로그램 도입, 수입차 부품 병행수입 활성화를 통한 부품가격 인하 유도 등 대책 마련을 관련부처에 건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수입차 수리비와 부품값이 비싼데도 불구하고 지난달 국내 등록된 수입차 대수가 사상 최고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수입차 신규 등록 대수는 전월보다 9.7% 증가한 1만1708대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수입차의 국내 승용차시장 점유율은 10%에 도달한 것으로 분석됐다. 상용차를 제외한 승용차 시장에서 올 누적 판매된 52만대 중 5만1661대가 수입차였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