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모델은 예뻐야만 한다고?… 개그우먼 김현숙·차태현 등 발탁
입력 2012-06-05 18:17
예쁘고 잘 생긴 톱스타들이 독점했던 화장품 광고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통통한 개그우먼 김현숙, 결코 ‘우월하지 못한 기럭지’의 탤런트 차태현 등이 광고 모델로 나서는가 하면, 붕대로 칭칭 감아 예쁜 얼굴을 감춘 모델이 등장했다. 또 공식대로 예쁜 모델이 등장하지만 모델의 미모보다는 왜 그 모델을 채용했는지 스토리를 더욱 강조한다.
‘웃음이야 말로 최고의 화장품입니다’라는 브랜드 슬로건을 내세우는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 ‘베네피트’는 화장품 모델은 예뻐야 한다는 공식에 정면 도전한다. 최근 인기 케이블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의 주인공인 김현숙이 ‘산소 같은 여자’ 이영애 CF를 패러디한 ‘산소 먹은 여자’로 등장해 웃음을 준다.
오츠카제약의 남성 화장품 브랜드 ‘우르오스’는 탤런트 겸 가수인 차태현을 등장시켜 유쾌한 노래와 댄스를 선보인다. 그는 조각 같은 외모 대신 코믹하고 옆집 오빠 같은 이미지로 직장인 남성들과의 공감대 형성에 나서고 있다. ‘먹는 화장품’이라는 콘셉트를 가진 국내 화장품 브랜드 ‘스킨푸드’는 한술 더 뜬다. 멋과는 담쌓고 사는 것처럼 느껴지는 군인들을 광고 모델로 등장시킨 것. 군대 내무반을 배경으로 한 CF ‘군대선임의 스킨푸드’ 편은 가족으로부터 위장크림 선물을 받은 선임이 여자친구가 없는 후임에게 위장크림을 나눠 준다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최근 글로벌 더마톨로지컬(피부과) 전문 브랜드 ‘닥터자르트’는 얼굴 전체에 하얀 붕대를 휘감은 모델을 내세웠다. 미라를 연상시켜 다소 괴기스런 모습으로 다가오는 CF다. 병원에서 사용하는 붕대를 통해 기존 화장품들이 추구하는 아름다움에서 나아가 피부 건강까지 생각하는 피부 과학 브랜드를 강조하기 위한 장치라는 것.
그런가 하면 글로벌 뷰티 브랜드 ‘아모레퍼시픽’은 할리우드 여배우 시에나 밀러를 모델로 발탁하면서 그의 미모보다는 자사와의 인연을 강조하고 있다. 밀러는 미국 뉴욕 소호에 있는 아모레퍼시픽 뷰티 갤러리&스파에서 트리트먼트를 마친 뒤 선글라스를 쓰고 있는 모습이 파파라치에게 우연히 포착됐다. CF는 이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밀러가 직접 사용해본 자사의 ABC 세럼의 느낌을 전하는 것으로 구성했다. 선글라스 때문에 밀러는 미모가 절반쯤 가려진 채 화면에 등장한다.
김혜림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