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행복한 여행을 꿈꾸며
입력 2012-06-05 18:14
얼마 전 한 모임에서 ‘지금 가장 하고 싶은 일을 이야기해보자’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일상을 접고 어디론가 여행을 떠나고 싶다’고 답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가 바로 당신과 같은 마음이다”라고 소리 지르고 싶었습니다.
창문을 열면 시원한 숲의 향기가 바로 들어오는 곳이 있다면 그냥 혼자 가서 좀 쉬었다가 오고 싶습니다. 묵상도 하고 기도하고, 아끼는 만년필로 생각나는 대로 글도 쓰고 말입니다. 숲의 바람소리와 이름 모를 새소리가 있는 그런 곳에서 며칠 지내다가 오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일정에 쫓겨 바쁘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잠들고 싶을 때 잠들고 가고 싶은 데가 있으면 가는 그런 여행 말입니다.
하지만 금방 압니다. 우리의 삶이 그런 여행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러나 떠날 수 없다 해도 슬퍼하지 않습니다. 이 세상에서 소망하는 것이 다 이뤄지지 않는다 해도 행복한 것은 수학여행을 눈앞에 둔 아이마냥 이제 얼마 뒤면 영원한 하늘나라의 여행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영원한 여행이 있기에 지금 깜깜한 밤하늘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기쁘고 행복합니다.
배성식 목사(용인 수지영락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