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은행동맹’ 수용할 듯… 메르켈, EU·佛 압박에 긍정론으로 급선회

입력 2012-06-05 19:10

유럽이 뭉치고 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가 유럽을 넘어 글로벌 금융시장의 메가톤급 악재로 부상하자, 위기 진화의 열쇠를 쥔 독일이 ‘은행동맹체(banking union)’ 구상에 긍정론으로 급선회했다. 이달 말 열리는 유럽정상회담에서 유럽이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보다 끈끈한 금융단일체 청사진을 도출해 낼지 주목된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4일 저녁(현지시간) “유럽 금융위기에 대한 ‘중장기 해법’으로 유럽 각 은행의 건전성을 감독하고, 최종적으로는 위기 때 구제해주는 범유럽 차원의 은행감독기구(은행동맹체) 설립 방안에 대해 독일은 열려 있다”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베를린에서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집행위원장과 면담을 갖기에 앞서 “은행동맹체를 고려할 의지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AP통신이 5일 보도했다.

유럽차원의 은행동맹체 설립 안은 지난주 EU집행위원회가 제안했다. 이 기구가 만들어지면 스페인 방키아 같은 부실은행에 EU가 바로 구제금융을 수혈할 수 있어 위기를 조기 진화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독일 등 경제 강국은 다른 나라 부실 은행 지원에 자국 혈세가 투입되는 것을 우려해 반대했다.

EU와 함께 프랑스 사회당 정부가 강하게 독일 정부를 압박하면서 태도 변화를 이끌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독일 관리의 말을 인용해 독일이 반대해 온 유로본드 도입, 은행동맹체 구성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4일 보도했다.

바호주 위원장은 “은행 감독과 예금보호를 할 수 있는 은행동맹체는 (유로존이라는) 유럽통화동맹을 완성하는 데 필수”라고 강조했다.

두 사람은 28∼29일 유럽정상회담에 대한 준비 차원에서 만났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