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하게 스타일 살아나네… 여름 패션 마린룩 연출 요령
입력 2012-06-05 18:17
6월이다. 봄부터 시작된 더위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다. 올여름에도 그저 바닷물에 ‘풍덩’ 몸을 던졌으면 하는 날들이 이어질 것이다. 땀이 줄줄 흐르는 여름은 옷 입기가 수월한 계절이 아니다. 특히 군살이 많은 사람들에겐 굴욕의 계절이다. 얇아진 옷 위로 ‘불쑥’ 군살이 드러나기 일쑤고, 뱃살을 가리기 위해 이것저것 덧입을 수도 없다. 날씬해도 단 한두 벌만으로 스타일을 살려야 하니 쉽지 않다.
여름패션의 감초격인 마린룩(marine look)은 멋 내기가 만만찮은 여름철, 강속구와 변화구를 두루 갖춘 구원투수다. 마린룩의 대표주자인 줄무늬 티셔츠나 원피스 한 장만으로도 눈의 착시 현상으로 군살을 슬쩍 감출 수 있고, 스타일을 뽐낼 수 있기 때문이다.
마린룩은 해군 수병복에서 모티브를 따온 스타일로, 세일러 룩으로도 불릴 만큼 예전에는 세일러 칼라가 대표적인 디테일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줄무늬가 대표주자로 뜨고 있다. 올여름 마린룩은 줄무늬 방향과 무늬 간격이 변형된 것이 많고, 색상도 마린색으로 불리는 파랑 빨강 흰색에서 벗어나 다양해졌다.
뉴욕컬렉션에서 디자이너 나네트 레포르와 마크 제이콥스는 3색의 다양한 굵기의 줄무늬를 선보였다. 레포르는 하늘색 바탕에 핑크와 청색의 굵기가 서로 다른 가로 줄무늬 재킷을, 제이콥스는 흰색 주황색 자주색의 굵고 가는 가로 줄무늬 원피스를 무대에 올렸다. 파리컬렉션의 소니아 리키엘은 흰색과 빨간색의 전형적인 마린룩 줄무늬에 도형무늬를 포인트로 넣어 변화를 줬다. 그런가 하면 밀라노컬렉션의 모스키노, 런던컬렉션의 스텔라 매카트니 등은 출렁이는 파도와 소용돌이치는 물결을 형상화한 마린룩을 선보였다.
일반 패션 브랜드에서도 변형이 강한 마린룩들이 눈에 띈다. 갭은 사선줄무늬가 한가운데서 만나는 V자 형태의 변형 줄무늬 원피스를 내놓았다. 비키는 흑백 가는 줄무늬에 굵은 줄무늬를 삽입해 리듬감을 강조했다.
여성복 브랜드 ‘씨’ 디자인실 김지수 실장은 “마린룩의 매력은 감청색과 흰색 줄무늬에서 상징되는 산뜻한 색채 감각과 깨끗한 이미지가 특징이므로 군더더기 없이 연출하는 것이 가장 좋다”면서 흰색과 같이 입었을 때 ‘마린룩’ 느낌이 가장 잘 살아난다고 조언했다. 줄무늬 블라우스나 셔츠, 티셔츠를 흰색 팬츠나 스커트와 함께 입는 것이 가장 깔끔하다는 얘기다.
김 실장은 “이렇게 입는 것이 지나치게 평범하다 싶으면 선명한 빨간색이나 녹색 파랑 등을 입으면 발랄함을 즐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때 같이 입는 옷의 색상은 줄무늬에 가장 많이 들어가 있는 색과 유사색을 고르면 세련미를, 보색을 고르면 화려함이 강조된다.
줄무늬의 방향 간격 등을 잘 고르면 착시현상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몸매의 결점을 가릴 수도 있다. 여성복 브랜드 ‘이사베이’ 디자인실 이연희 실장은 “보통 가로 줄무늬 옷은 뚱뚱해 보인다고 여기는데 줄무늬의 폭과 간격에 따라 다르다”면서 폭이 가늘고 간격이 좁은 줄무늬는 시선을 분산시키는 효과가 있어 날씬해 보인다고 말했다.
굵은 가로 줄무늬는 부피감이 강조되므로 통통한 사람은 피하는 것이 좋다. 반면 어깨 허리 힙 등이 왜소하고 빈약한 경우에는 굵은 가로 줄무늬가 도움이 된다. 다양한 굵기로 여러 가지 색깔이 조합된 줄무늬는 위 아래로 시선을 분산시키는 효과가 있어 키를 커 보이게 하므로 키가 작아 고민인 체형에 안성맞춤. 또 중간에 절개선을 넣어 사선으로 마주 보게 한 바이어스 스커트는 시선을 집중시켜 날씬해 보이게 한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