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4일 중국 ‘천안문 사태’ 23주년… 당국, 경비 강화·인터넷 검색 차단

입력 2012-06-04 19:06

4일은 1989년 이날 베이징 천안문(天安門) 광장에서 6주일 동안 계속된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민주화 요구 시위를 인민해방군이 무력으로 진압한 천안문 사태 23주년 되는 날. 당시 수백 명에서 수천 명까지 숨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 당국은 이날 천안문 현장은 물론 베이징과 전국 도시지역 경비를 강화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당국은 이와 함께 인터넷에서 ‘6, 4, 23’ 등을 검색하지 못하도록 차단하는가 하면 블로거들의 글을 수정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천안문 광장에는 공안 차량과 순찰 오토바이가 평소보다 훨씬 많이 배치됐다. 광장 곳곳에서는 정복 공안 병력이 경비를 서고 있었고 사복 경찰도 일반인들의 동태를 감시했다. 광장으로 연결되는 지하통로에서는 모든 관광객을 상대로 소지품 검사를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천안문 시위 희생자 유가족 모임인 ‘천안문 마마(엄마)’의 발기인 딩쯔린(丁子霖)이 가택 연금 또는 연행된 것으로 보인다고 이 단체 회원이 전했다.

미국과 대만은 중국의 인권 상황에 대해 비판을 가했다. 마크 토너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중국 정부가 천안문 시위에 참가했다가 실형을 선고받고 아직도 복역 중인 사람을 전원 풀어주기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은 이날 특별 담화에서 “중국은 다원화되고 개방된 민주사회로 나가기 위한 조건들이 이미 성숙했으며 6·4사건(천안문 사건)의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 그러한 정치개혁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외교부 류웨이민(劉爲民)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천안문 사태 재평가 요구를 일축하면서 미국에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류 대변인은 “중국 특색사회주의의 길이 중국 국가 상황과 전체 인민의 근본 이익에 들어맞을 뿐더러 민심을 반영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기존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미 국무부의 성명에 대해서는 “사실에 맞지 않고 매년 반복되는 그런 성명은 중국의 내정을 간섭하는 것”이라며 “중국은 이에 대해 강한 불만과 반대를 표시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