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악한 효성-LS산전… 효성 前 간부 LS 입사후 유출 의혹

입력 2012-06-04 18:45

효성과 LS산전이 영업비밀 유출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 1일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인 LS산전의 전 임원 A씨에 대해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10년 6월 효성을 퇴사하고 경쟁사에 입사하면서 자신의 업무용 컴퓨터 등에 저장돼 있던 효성의 초고압변압기 및 차단기, HVDC 사업 등에 관한 다수의 영업비밀 자료를 빼돌리고 그 중 일부를 경쟁사인 LS산전에 활용한 정황이 확인돼 수사를 받아왔다.

효성은 4일 보도자료를 통해 “국내 유수의 중전기 업체인 L사가 경쟁사인 효성의 중공업 부문 전 임원을 영입해 수조원대 회사의 기술과 영업비밀 자료를 빼내려 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고 비난하며 LS산전 최고경영진의 사과와 관련자 인사조치 등을 촉구했다.

효성은 “A씨가 전직 및 기술과 영업비밀 유출 과정에서 A씨와 고등학교 동창인 경쟁사의 부회장을 비롯, 고위 임원들과 전직 전부터 집중적으로 통화하는 등의 정황이 드러났다”면서 “A씨와 L사가 이미 상당한 기간 이전부터 치밀하게 준비해온 것이라는 의혹마저 일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효성의 중공업 사업부문에 CTO 및 연구소장으로 근무하면서 효성의 기술개발부터 관리에 이르기까지 총괄적으로 관리한 바 있다.

효성측은 피해액이 4000억원에서 7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HVDC 등의 세계 시장규모가 올해 약 4조원에서 오는 2020년에는 70조원으로 전망되는 데다 관련 업체들이 추가로 시장에 진입할 것을 감안한다면 7∼8년 후에는 손해액이 수조 원에 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LS산전은 사실무근이라며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LS산전은 반박 보도자료를 통해 “효성 퇴직 후 당사와 계약을 맺은 인원이 있다는 사실 외에는 현재 효성측이 주장하는 영업비밀 유출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또 “효성이 독보적 지위를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HVDC 관련 기술은 국내에서 LS산전이 한전과 협력해 선도적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신종수 기자 js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