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30개 제품값 평균 10% 내린다… 협력사 납품가격은 유지
입력 2012-06-04 21:54
CJ가 콩나물, 국수 등 5대 품목 30개 제품의 권장소비자가격을 오는 9일부터 평균 10% 인하한다.
소비자가격은 낮추지만 자체 마진을 포기해 이들 제품을 생산하는 중소 협력업체의 납품가격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그동안 일부 대형 유통업체에서 한시적으로 가격할인행사를 벌인 적은 있지만 제조업체가 가격을 내려 소비자뿐 아니라 중소기업에게 모두 혜택을 주는 상생 모델은 이번이 처음이다.
CJ제일제당은 콩나물, 국수, 칼국수, 당면, 단무지 등 5개 품목 30개 제품을 ‘즐거운 동행-국민제품’으로 전환해 권장소비자가를 평균 10% 인하한다고 4일 밝혔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 판매가격 기준으로 콩나물(380g)은 200원 내린 1650원, 국수(900g)는 270원 내린 2300원에 판매된다. 또 국산당면(400g)은 550원 인하된 4930원, 칼국수(600g)는 300원 내린 2680원, 단무지(370g)는 180원 내린 1600원에 판매된다. 5대 품목 30개 제품의 할인율은 5.4∼11.1%다.
이번에 국민제품에 포함된 품목은 CJ제일제당이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생산하는 제품들 가운데 서민 식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품목들이다.
CJ제일제당은 마진을 포기하면서 소비자가격을 낮추는 대신 중소 협력업체 납품가격은 그대로 유지해 가격인하에 따른 매출증대 효과를 협력업체에 돌려주겠다는 계획이다. CJ 측은 이번 가격 인하로 매출이 10%가량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당 제품을 생산하는 협력업체는 14개사로 대부분 자체 유통이나 물류 인프라가 부족해 독자적인 판매망 구축이 어렵다고 CJ 측은 설명했다.
김철하 CJ제일제당 대표는 “당초 중소기업 적합업종 취지에 따라 이들 품목에 대한 사업 철수를 깊이 검토했으나 CJ가 갑자기 철수할 경우 브랜드 힘과 자체 유통인프라가 부족한 중소 협력업체들에게 오히려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의견에 따라 이들의 자생력을 키우는 방법으로 발상을 전환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대기업이 콩나물이나 국수 등 가격을 후려침으로써 가뜩이나 대기업 자금력이나 마케팅에 밀리는 다른 영세업체들의 생존을 더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또 대기업이 여전히 콩나물이나 국수 등 서민업종을 영위하는데 대한 시선도 곱지 않다.
이에 대해 CJ 측은 “영세상권 보호도 중요하지만 소비자들에게 믿을 만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사업 철수 대신 상생모델을 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명희 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