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너머로 배워 죽은 시간 살리는 명의… ‘직업의 세계-일인자’
입력 2012-06-04 22:13
직업의 세계-일인자(EBS·5일 밤 10시40분)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작은 부품들로 이뤄진 시계. 그 시계 속 세상을 40년 넘게 탐험해온 사람이 있다. 바로 대한민국 시계수리 명장 1호 장성원씨.
그가 시계 외길 인생을 시작한 이유는 가정 형편 때문이었다. 17세 꿈 많던 시절 갑작스레 안 좋아진 집안 사정으로 인해 그는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생활전선에 뛰어들었다. 온갖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다 지인의 소개로 시계 일에 발을 들여놓았다. 제대로 된 교본도, 스승도 없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그는 여러 점포들을 오가며 어깨 너머로 기술을 배우고 시계를 분해하고 재조립하는 등 홀로 기술을 연마했다. 그는 시계수리에만 그치지 않고 수리에 필요한 부품 제작도 직접하며 기술력을 넓혀나갔다. 이를 바탕으로 전국기능경기대회 금메달을 수상하며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1997년 시계수리 분야 최초로 대한민국 명장의 자리에 올랐다. 이에 만족하지 않고 명품시계에 관한 해외 유수 기술도 스스로 깨우쳤다.
명장으로 지정받은 그해 위기도 있었다. 백화점 안에서 시계점을 운영하던 그는 백화점의 갑작스러운 부도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하게 됐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았다. 독학으로 시계 기술을 연마하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자신만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3년 만에 재기에 성공했다. 그 결과 대한민국 최고의 시계수리 기술력을 자랑하는 1인자로 우뚝 선 것이다. 한 치의 오차도 허락하지 않는 정확함과 세밀함으로 시계 속 작은 세상의 질서를 만드는 사람, 명장 장씨를 만나본다.
박정태 기자 jt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