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아이들의 자살 행렬 이젠 끝내야
입력 2012-06-04 18:35
대구에서 또 고교생이 투신자살했다. 대구에서만 6개월 새 8명, 미수까지 포함하면 10명째다. 이 정도면 거의 돌림병 수준이다. 실제로 학교 안과 밖, 학원과 동아리 등에서 저질러지는 또래들에 의한 폭력 또는 괴롭힘은 악성 전염병, 그것도 치료약이 없는 치명적 전염병이나 마찬가지다. 아이들을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으로 내모는 이 흉포한 질병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 이제는 끝장내야 한다.
만에 하나라도 나이가 아직 어려 충동적이고, 자기 통제능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청소년들의 자살을 쉽게 봐서는 안 된다. 얼마나 괴롭고 힘들고 절망스러웠으면 아이들이 자살을 생각하고 실행에 옮겼을 지 절로 가슴이 아파온다. 학교 밖을 포함한 학교폭력의 피해는 신체적 고통과 단순한 수치심, 모멸감에 그치지 않는다. 피해 청소년들은 자존감을 상실하고 무기력함에 빠진 끝에 자아를 부정하게 되고 급기야 자신의 존재를 없애려는 단계까지 이르는 것이라고 한다.
집단 괴롭힘과 폭력으로 인해 또래 청소년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주위에서 뻔히 보면서도 친구, 동료에게 못된 짓을 하는 아이들이 끊이지 않는 것은 왜일까? 가해학생들은 ‘장난’이라고 우기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러나 크든 작든 남에게 신체적 정신적 피해를 끼치는 행위는 결코 장난이 될 수 없다. 더욱이 동료의 자살로 이어질 수 있는 일탈행위를 알면서도 아무렇지도 않게 한다는 것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가해학생들에 대해서는 강력한 처벌과 함께 정신치료를 받게 하는 게 필요하다.
아울러 학교폭력은 장기간 지속적 반복적으로 계속되는 특징이 있는 만큼 단속적(斷續的) 대처방식은 지양해야 한다. 끊임없는 관심과 예방활동이 요구된다. 그런 관점에서 올 들어 도내 경찰서마다 학교폭력 전담수사팀을 편성·운영하는 등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선제대응으로 학교폭력 예방에 효과를 보고 있다는 경기경찰청의 예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