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성장어 파이’는 英 여왕이 꿈도 꾸어보지 않은 선물?
입력 2012-06-04 19:28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즉위 60주년(다이아몬드 주빌리) 선물로 칠성장어로 만든 파이를 선물 받았다.
칠성장어는 다른 물고기에 붙어 그 피를 빨아먹는 민물고기로, 영국인들은 이를 유해 물고기로 인식하면서 꺼림칙해 한다.
여왕이 즉위 60주년을 맞아 보통 루비, 상어 이빨로 만든 검, 다이아몬드와 백금으로 만든 브로치 등 값비싼 선물을 받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여왕으로서는 꿈도 꾸어보지 않은 선물로 인식될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 보도했다.
칠성장어 파이는 런던에서 북서쪽에 있는 소도시 글로스터의 전통 음식. 중세 때 글로스터는 이 음식을 진미로 간주, 큰 행사 때마다 군주에게 선물로 보냈다. 글로스터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즉위 50주년을 맞은 2002년에도 칠성장어 파이를 바쳤다.
하지만 올해는 글로스터에서 칠성장어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미국과 캐나다에서 칠성장어를 수입해 파이를 만들어 논란이 일고 있다. 지역 어민협회 간부인 존 파월은 “이 음식들은 아마도 여러분이 만날 수 있는 가장 추한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편에서는 칠성장어와 비슷한 것들로 만든 음식들을 이미 사람들이 먹고 있다며 칠성장어 파이는 글로스터의 뿌리 깊은 전통과 문화라고 옹호하고 있다.
이동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