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대선출마 결심땐 7월 발표… 난 친노 패밀리 아니다”

입력 2012-06-04 18:57

민주통합당 소속인 김두관 경남지사의 대선행보가 구체화되고 있다. 그는 4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대선출마를 결심하게 되면 6월 일정을 정리하고 7월쯤 발표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민선 5기 경남도정을 보는데 절반이 지나는 시점이 6월말이고, 경남도의 주요 투자와 관련한 중국 출장도 예정돼 있다”며 “이런 일을 마무리해야 하며 출마하게 되면 지사직은 당연히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마선언과 함께 지사직을 사퇴하겠다는 것은 대선후보 경선의 ‘페이스 메이커’가 아니라 최종주자가 되겠다는 의지를 내보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 지사는 또 “진보진영 입장에서는 새누리당의 재집권을 반드시 막아야 하는 상황이다. 야권에서 지금 거론되는 후보들 중 누가 가장 본선 경쟁력이 있고 표의 확장성이 있느냐”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문재인 상임고문과 관련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가치와 철학을 계승한다는 면에서는 그분이나 저나 친노(친노무현)”라면서도 “친노를 좁혀 패밀리 개념으로 보면 저는 패밀리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리틀 노무현’이라 불리면서도 ‘비욘드 노무현’(노무현을 넘어)을 주창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은 발언이다.

김 지사는 4·11 총선과 민주당 지도부 경선 지역투표를 거치면서 ‘문재인 대안’으로 부각됐다. 문 고문이 총선 부산성적 저조와 ‘이해찬-박지원 담합’ 역풍으로 한계를 보이자 상대적으로 김 지사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졌다. 두 사람의 정치적 기반(친노)과 출신지역(부산·경남)이 중첩돼 있어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셈이다. 당 안팎에 김 지사의 확장성에 관심을 표시하는 사람이 많다. 새누리당 김무성 전 의원은 언론인터뷰에서 “야권에서 김 지사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결합하는 것이 가장 위협적”이라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지사는 여론조사 지지율이 너무 낮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인 리얼미터가 지난주 대선주자 단순 지지율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박근혜 새누리당 전 비대위원장 40.4%, 안철수 원장 22.1%, 문재인 고문 13.8%인데 비해 김 지사는 2.2%에 불과하다. 수도권 인지도가 특별히 낮은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민주당 지도부 경선에서 자신이 미는 김한길 후보가 대표직을 거머쥘 경우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있다. ‘이해찬-박지원 담합’이 힘을 잃어 문 고문이 더욱 코너에 몰릴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성기철 기자 kcs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