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發 금융쇼크] 외국인들 “Bye Korea”… 5월에만 3조4천억 순매도
입력 2012-06-04 22:08
유럽위기로 인해 국내외 투자심리가 급격히 냉각되고 있다.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 규모는 9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었으며 개인투자자들의 일평균 주식 거래대금 비중은 올 들어 처음 월별 기준으로 50% 아래로 떨어졌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외국인이 3조3847억원어치의 국내 주식을 순매도했다고 4일 밝혔다. 순매도 규모는 지난해 8월 5조9245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외국인은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와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 등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자 단기성향의 투자은행(IB)을 중심으로 대규모 매도에 나섰다.
특히 유럽계는 2조9530억원의 순매도를 나타내 전체 외국인 이탈 자금의 대부분을 형성했다. 국가별로는 영국계 자금이 1조7159억원 빠져나가 유출 1위를 나타냈다. 룩셈부르크(6106억원)와 프랑스(4599억원)도 매도 규모가 컸다. 미국계 자금의 매도세도 늘어 4월 2830억원에 이어 5월에도 4457억원을 빼내갔다.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코스피 급락으로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심리도 크게 위축됐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의 거래현황을 1월 2일부터 5월 25일까지 조사한 결과 5월의 일평균 거래대금 비중은 48.15%로 집계됐다.
이는 올 들어 개인 거래대금 비중이 가장 높았던 2월의 57.10%에 비해 8.95% 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나머지 1월(52.79%)과 3월(52.33%), 4월(51.86%)도 50%를 웃돌았다.
전체 거래주문 건수에서 차지하는 개인 비중도 5월에 64.94%에 머물러 올해 최고인 2월의 72.46%와 비교해 7.52% 포인트나 떨어졌다. 개인의 1억원 이상 대량주문은 5월에 일평균 8065건으로 2월의 1만2757건에 비해 36.78%(4692건)나 줄어들었다.
한편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은 세계은행연구소와 공동으로 4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유럽 국가채무 위기에 대응한 자본이동 및 경제 성장 정책 세미나’를 열었다.
7일까지 계속되는 세미나에서는 유럽의 채무위기, 금융기관 부실 확대, 실물경제 침체 리스크, 급격한 자본 유출을 포함한 시스템적 리스크 등을 적절히 통제·관리하는 방안을 중점적으로 논의한다.
이와 함께 자본이동의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거시건전성 정책, 글로벌 금융규제·감독체제의 광범위한 개선방안, 기축통화로서 달러 역할과 전망, 금융회사 규제수단 등을 연구하는 세션도 준비돼 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