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도 지각 개원 불가피… 여야 상임위원장 배분 대립
입력 2012-06-04 22:09
19대 국회 역시 정상개원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여야는 법정 개원일을 하루 앞둔 4일까지도 개원협상을 외면한 채 ‘밥그릇’ 챙기는 데만 골몰했다. 이번 국회도 원 구성 협상에만 88일을 허송세월했던 18대 국회의 악습을 그대로 되풀이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민생을 외면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국회 사무처는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소집요구에 따라 19대 국회 첫 본회의를 법정 개원일인 5일 오전 10시 개최하겠다고 지난 1일 공고했다. 그러나 여야가 상임위 배분 문제를 놓고 한 달째 한 치의 양보도 하지 않고 있어 정상개원은 요원해 보인다. 이에 따라 국회 의장단 선출도 이날 물 건너갈 공산이 커졌다.
새누리당 김기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언론과의 접촉에서 “일단 국회 의장단을 선출하는 원포인트 국회라도 먼저 열어야 한다”며 새누리당 의원들은 본회의장에 입장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국회 의장단도 구성하지 않으면 식물국회가 아니라 무생물국회”라며 “사령부가 없는 조직은 오합지졸이 된다. 민주당이 무생물국회를 만들겠다는 태도”라고 비난했다.
이에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의원 워크숍에서 “원 구성 협상이 끝나기 전에는 개원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그는 “새누리당에서는 개원식이라도 해놓자고 하지만 상임위원장 배분이 끝나지 않으면 식물국회가 된다”며 ‘선(先) 원 구성, 후(後) 개원’을 주장했다.
18개 국회 상임위원장 중 10개는 새누리당, 8개는 민주당이 맡기로 한 상황에서 민주당은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정무위, 국토해양위 등 새누리당이 위원장을 맡아온 3개 가운데 하나를 넘기라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새누리당은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내놓을 경우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맞서 있다. 그렇지 않으면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이나 국방위원장 중 1개를 넘겨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외통위와 국방위 위원장직을 야당에 넘겨도 좋다는 발상은 국가의 기본도 모르고 최소한의 국정철학도 없는 정신 나간 짓”이라고 지도부를 비난했다.
이용웅 기자 yw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