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서 또 학생 투신…경찰, 학교폭력 조사
입력 2012-06-04 00:40
대구에서 고교 1학년 학생이 아파트에서 스스로 뛰어내려 숨지는 사건이 또 다시 발생했다. 학교폭력이 의심되는 내용의 메모와 휴대폰 카카오톡 문자가 발견돼 학교폭력 여부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3일 경찰에 따르면 대구 모 고등학교 1학년 김모(15)군이 지난 2일 오후 7시5분 대구 지산동 한 아파트 15층에서 뛰어내려 숨졌다. 경찰은 아파트 CCTV를 통해 김군이 혼자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군의 아버지는 “지난 1월 아들이 중학교 동창들 20여명과 만든 축구동아리 모임에 나가면서 당시 ‘어떤 나쁜 녀석에게 조금만 잘못해도 맞고 시키는 대로 다했다. 고막이 찢어진 것도 그 녀석 때문이다. 그 녀석 말고도 많은 애들이 심부름을 시켜 괴로웠다. 매일 맞았다’ 등의 메모를 작성했고 죽음을 암시하는 내용도 있었다”고 말했다.
김군이 숨진 날인 2일 낮 12시쯤에는 축구온라인 게임 회원들을 휴대폰 카카오톡 채팅방에 불러 “2년간 힘들었다. 3만원을 빼앗긴 적도 있다. 오늘 맞짱뜨러 간다. 내가 죽던지 그놈이 죽던지 그놈 싸움 잘한다. 2주간 연락 없으면 구단주 바꾸세요”라는 문자를 보냈다고 김군의 아버지는 전했다. 경찰은 4일 김군의 시신을 부검해 정확한 사망원인을 조사하고 축구동아리 회원들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대구에서는 최근 넉 달 동안 모두 9명의 중·고교생이 투신해 이 가운데 7명이 숨진 바 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