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5월 실업률 8.2%로 다시 악화… 오바마 “고용악재 어쩌나”
입력 2012-06-03 19:45
오바마 대통령과 밋 롬니 공화당 후보간 접전 양상인 미 대선 판도에 대형 변수가 등장했다.
지난 1일(현지시간) 발표된 5월 고용지표에서 실업률이 다시 8.2%로 오르면서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들이 2일 보도했다.
경제문제가 대선의 최대 이슈인 상황에서 집권 3년 반이 되도록 경제살리기에 실패했다는 롬니 후보의 공격에 힘이 실리게 됐다는 것이다.
롬니 후보는 1일 성명을 통해 “이는 절망적인 뉴스”라면서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이 실패하고 있고, 미국의 중산층을 붕괴시키고 있다는 점이 명확해졌다”고 각을 세웠다.
롬니 전 주지사는 여세를 몰아 “미국 국민들은 새로운 방향을 선택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화당 소속인 존 베이너 하원의장도 “오바마 대통령의 엉터리 정책들이 높은 실업률을 조장했고, 중산층 가정과 중소기업들에 좋지 않은 경제 상황을 만들었다”고 공격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전문가들이 이제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50%를 넘지 않는다고 보는 것도 놀랍지 않다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고민은 이런 상황에서도 더 이상 쓸 카드가 없다는 점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가을 최대 190만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할 것이라며 야심적으로 내놓은 4500억 달러 규모 일자리 법안은 공화당의 반대로 하원 본회의에도 상정되지 못한 상황이다.
발표 시기도 최악이라는 평이다. 미국의 경우 사실상 6월부터 여름 휴가시즌에 들어가는 만큼 악화된 5월 고용 지표가 유권자들의 인식에 각인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 대통령 선거 직전보다 몇 개월 전의 경제 지표가 대선 결과에 더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고 WP가 보도했다.
이에 따라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향후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3차 양적완화(QE3)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늘고 있다. 2일 로이터통신이 연준과 직접 사업하는 대형 금융 기관인 15개 주요 딜러를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연준이 3차 양적 완화에 나설 가능성은 평균 50%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 달 전 조사 때의 33%보다 훨씬 높아진 수치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