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고온에 육묘 썩어 모내기 비상… 충청권, 못자리 실패 잇달아 영농 차질

입력 2012-06-03 19:39

전국적으로 모내기가 한창인 가운데 충북, 충남 등 일부 지역 농가에서 이상 고온현상에 따른 못자리 실패로 영농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3일 충남·충북지역 농민들에 따르면 농가들이 애써 키운 어린모들이 이상 고온현상으로 썩어 다시 못자리를 만드는 등 ‘적기 모내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충남 서천군에서 6만여㎡의 논을 경작하는 이모(62)씨는 “애써 키운 모가 너무 습해 뿌리가 썩는 바람에 최근 다시 못자리를 설치했다”며 “이달 말까지는 모내기를 할 수 있겠지만 이로 인해 소출이 떨어질 것 같다”고 한숨지었다. 이처럼 못자리를 실패한 농가가 서천에서만 10여 곳에 이른다.

이런 현상은 올 초 이상 저온현상에 어린모들의 생육이 저조한데다 최근 들어 갑자기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못자리의 어린모들이 뿌리와 잎이 누렇게 썩으면서 비롯됐다.

또 청양군 정산면의 농가들도 어린모가 썩어 육묘 5300여 상자를 폐기 처분하는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군은 4∼7일 예비 육묘 2만 상자를 군내 못자리 실패 농가에게 상자당 2500원에 공급하기로 했다.

앞서 충북 단양군농업기술센터도 지난달 25일 못자리 실패 53농가에 육묘 4000상자를 공급했다. 단양농기센터는 지난 4월 못자리 실패에 대비해 가곡면 대대리에 공동 육묘장을 설치하고 운광벼 3000상자와 오대벼 1000상자를 길러 왔다.

청양군농기센터 관계자는 “모내기가 늦어지면 영양섭취를 충분히 못해 낱알 수가 적어지고 미질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한편 이상 고온현상과 가뭄이 지속되면서 마늘·감자·양파·고추 등 밭작물의 피해도 늘고 있다.

서천·단양=정재학 이종구 기자 jglee@kmib.co.kr